등록 : 2017.07.27 11:22
수정 : 2017.07.2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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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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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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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5일, 나사(NASA)의 우주비행사 잭 피셔와 페기 휫슨은 국제우주정거장 밖으로 나와 2시간46분 동안 유영했다. 잭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모습을 페기가 동영상으로 찍었다. 우주에서! 둘은 고장난 데이터 중계 박스를 교체했다. 6월11일, 그들은 작은 우주선과 작별했다. 이 우주선은 보급품을 실은 택배 아저씨였다. 물론 지구에서 왔다. 4월 내내 국제우주정거장에 정박해 있었다.
우주에서 작별하는 모습은 어떨까? 국제우주정거장이 우주선을 붙들고 있던 ‘손’을 놓는 순간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봤다. 음, 모르겠다, 어떤 감정인지. 신기하다기보다는, 내 안의 우주를 바라보는 느낌이랄까…. 생명은 영원히 다른 세계의 누군가와 혹은 무엇인가와 연결돼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7월19일, 그러니까 며칠 전, 페기는 울트라 콜드 냉동기에 소변 샘플과 혈액 샘플을 저장했다. 뭐 하려고? 미세 중력이 인체에 미치는지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페기가 냉동기를 열고 샘플을 넣는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어디에서? 나사의 에스엔에스(SNS)에서. 그렇다, 나사가 SNS를 한다. 내가 ‘SNS’라고 쓰면 <한겨레> 담당 기자가 늘 ‘사회관계망서비스’라고 고쳐 적는데, 이번엔 그냥 SNS라고 기사가 나가면 좋겠다.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을 중계하듯 지구인들에게 보여주고 있는데, 이건, 사회관계망을 완전히 벗어나는 일 아닌가? 이제 우주도 지구의 사회관계망 안에 들어와 있다고 해야 할까? 나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우주와 우주에서 바라본 별들을 본다. 이건 ‘리얼’이다. 영화가 아니다. 진짜 우주의 모습은 낯선 감정의 형상 같다. 이 감정은 우주 영화로 느낄 수 없다.
이우성(시인, ‘미남 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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