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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8.09 21:06 수정 : 2017.08.11 19:14

[ESC] SO COOL, SNS

존경하는 배우가 누구야, 물으면 나는 주저하지 않고 대답할 수 있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나에게는,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야, 라는 물음의 답과 같다. 그는 환경운동가다.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운영한다. 그 재단은 기후 변화가 몰고 올 재앙을 경고하며 지구를 지켜내기 위해 일한다. 그는 분명 영화배우다. 그러나 그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찾아보면 그가 영화배우라는 사실을 알아채기가 어렵다. 보통의 영화배우들은 자신의 사진을 멋지게 찍어 소셜네트워크에 올린다. 그렇게 전세계의 팬과 소통한다. 그러나 이 특별한 영화배우는 환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배우로서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환경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에 몰락하는 지구의 모습, 사라지는 야생 동물의 모습을 사진으로 올린다.

작년에 그는 자신의 재단에서 모금한 172억원을 여러 환경단체에 기부했다. 그와 그의 재단은 환경을 지키기 위해 앞장서는 130여개의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그가 어떤 프로젝트를 지원하는지 그의 소셜네트워크에서 볼 수 있다. 그가 연결해둔(태그해둔) 주소를 클릭하면 그 프로젝트 혹은 단체의 공식 계정으로 들어갈 수도 있다. 이 시끄러운 세상에 소셜네트워크라는 게 굳이 존재해야 한다면, 아마 가장 합당한 이유는 바로 이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지구의 많은 부분이 빠르게 소멸한다. 15분마다 한 마리씩 코끼리가 죽는다. ‘바키타’라는 이름의 돌고래 종은 30마리도 남지 않았다. 그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들어가면 이런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 잘생긴 그가, 멋진 옷을 입고 찍은 사진은 없다. 다만 지구에 대해 공부하는 한 환경운동가의 마음이 담긴 사진과 글이 있다. 그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다.

이우성(시인, ‘미남 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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