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9.27 20:51
수정 : 2017.09.27 20:57
[ESC] SO COOL, SNS
누구나 사진을 찍는다.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는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기술적 기반 위에서 발전했다. 한마디로 스마트폰 때문이지! 스마트폰을 만드는 회사, 정확하게는, 스마트폰도 만드는 회사 애플이 어느 여름에 소셜네트워크 중 하나인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막상 계정에 들어가 보면 실망할 수도 있다. 화려하지 않다. 여러 맥락의 콘텐츠를 마구 올리지도 않는다(이 부분은 경쟁 기업의 소셜네트워크 계정과 크게 차이 난다). 그저 사진이 있을 뿐이다. 사진 한 장 한 장 보면 전문가가 찍은 완성도 높은 예술 사진 같다. 몇 컷은 정말 그렇기도 할 거다. 하지만 대부분은 평범한 사람들이 찍은 사진이다.
애플은 이 계정을 통해 ‘쇼케이스’(showcase)라는 이벤트를 열고 있는데, 뭐냐면, 주제를 하나씩 정해 주면, 유저들이 그 주제에 맞는 사진을 찍어서 각자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업로드하고, 애플을 태그하는 거다. ‘태그’가 생소한가…요? “나 이런 거 업로드했으니 보러 와”라고 콕 집어서 누군가에게 알리는 거라고 말하면 되려나? 첫번째 쇼케이스의 주제는 ‘물’이었다. 물에 관한 사진을 찍어서 소셜네트워크에 올리고 애플을 태그하면, 애플 담당자가 보고 잘 찍은 사진을 애플 계정에 올린다. 몇백만명의 사람이 이 사진을 본다. 애플 인스타그램의 팔로어는 144만명이다. 두번째 주제는 ‘도시’였다. 세번째 주제는 ‘동물’이다. 동물 사진을 찍어서 지금 참여할 수 있다. 그런데 업로드된 사진을 보면 기가 죽을 법하다. 고가의 사진 장비로 찍었을까? 아니다. 전부 애플 스마트폰으로 찍었다. 안 믿기지만 사실이다. 글로벌 기업이 거짓말할 리 없다. 아, 가끔 거짓말도 하지! 지금 당신의 기억, 당신의 감성, 당신이 포착한 순간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다면 도전하자. 해볼 만한 일이지 않은가? 당신도 소셜네트워크 안에 존재한다면.
이우성(시인, ‘미남 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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