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1.30 09:55
수정 : 2017.11.3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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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모 페나티 소셜네트워크 계정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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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COOL,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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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모 페나티 소셜네트워크 계정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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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이자 빵 굽는 사람인 ‘마시모 페나티’(런던에서 작업 중인 이탈리아 사람)는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마카롱, 비스킷, 케이크, 프레첼 등 맛있는 음식 사진을 올린다. 그냥 올리는 게 아니라 실물 사진 옆에 그림을 그려서, 사진과 그림이 어우러진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올린다. 예를 들면 마카롱을 하늘에 걸어 우주선처럼 보이게 만들고 지상에는 우주선을 피해 도망치는 남자를 그린다. 동그란 비스킷을 엉덩이로 표현하고, 자른 바게트 빵의 옆면을 탱크 바퀴처럼 표현한다. ‘푸드 아트’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보면 일단 ‘재밌다’는 생각이 든다. 자꾸 보면 영감을 받기도 한다. 아,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내가 하고 있는 일에도 응용해볼 수 있겠다, 하는 식으로 사고가 확장된다. 마시모는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공유한다.
그것만이 아니다. 자신이 들렀던 디저트 가게의 소셜네트워크 계정을 공유한다. 소셜네트워크 안에선 공유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공유’는 동시대를 관통하는 단어 중 압도적으로 주목받는다. 예를 들어 ‘공유 경제’라는 용어는 미래 산업을 주도할 의제로 꼽힌다. ‘공유’에 대한 최근의 담론들은 모두 소셜네트워크에서 비롯되었다(나는 그렇게 믿는다). 사람들은 마시모 페나티가 업로드한 것들을 보며 맛있는 디저트 가게, 흥미로운 예술 작품을 접한다. 그런데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는 건 ‘취향’이다. 취향의 공유! 음, 마시모는 나랑 취향이 맞는구먼! 고개를 끄덕이며 ‘팔로’를 누른다. 팔로 명단은 즉 취향의 리스트다.
이우성(시인, ‘미남 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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