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9.18 11:54
수정 : 2017.09.1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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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하고 있는 황오리. 공기가 희박하고 추운 히말라야산맥을 넘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티 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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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조홍섭의 생태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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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하고 있는 황오리. 공기가 희박하고 추운 히말라야산맥을 넘는 사실이 밝혀졌다. 게티 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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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산 비행 오리계 챔피언
고산 등반에 최대 장애는 희박한 공기다. 보통 사람이 고산증을 느끼는 해발 4000m에 이르면 공기 속 산소 농도는 해수면의 절반으로 떨어진다. 게다가 양력이 줄어들어 새들이라면 날개를 더 자주 펄럭여야 한다.
쇠재두루미와 줄기러기는 히말라야를 거뜬히 넘나든다. 가혹한 고공비행을 하는 새 목록에 황오리가 추가됐다. 비행능력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오리가 어떻게 이런 비행을 하는 걸까.
영국 엑서터대 등 국제 연구진은 티베트고원에서 번식하고 미얀마, 인도 등의 저지대에서 월동하는 황오리가 히말라야를 거쳐 이동할 것으로 추정하고 15마리에 위성추적장치를 붙여 조사했다. 예상대로 황오리는 최고 6800m 고도로 히말라야를 넘어 이동했다. 춥고 힘든 고공비행을 즐기는 건 아니었다. 보통은 높은 봉우리를 피해 5000m 고도로 날았다.
미얀마와 인도의 황오리는 24일에 걸쳐 1418㎞ 떨어진 중국 남부로 이동했는데, 저지대에서는 흩어져 날다 고산을 넘을 때는 좁은 통로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속도는 시속 49㎞였다. 저산소 상태에 새들이 어떻게 생리적으로 적응했는지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조류생물학저널> DOI: 10.1111/jav.01443
노는 개미는 예비 노동력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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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빈둥거리는 개미는 예비 노동력임이 밝혀졌다. 식별 페인트를 칠한 개미들. 다니엘 샤르보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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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와 베짱이 우화와 달리 개미는 그렇게 부지런한 동물이 아니다. 개미집을 들여다보면 많은 개미가 온종일 하릴없이 빈둥거린다. 굴속을 이리저리 다니다 새끼 돌보는 일을 거드는가 싶다가 곧 다른 일개미와 노닥거리는 등 실제로 도움 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이런 게으른 ‘일꾼’은 꿀벌, 뒤영벌, 말벌, 흰개미, 개미 등 사회성 곤충 상당수에서 발견되며, 놀고먹는 일꾼의 수는 개체 수의 절반에 이른다. 이렇게 게으른 일꾼이 많은데도 사회성 곤충은 어떻게 번성할까.
미국 애리조나대 곤충학자 등 국제 연구진은 이 지역 개미를 대상으로 실험해 게으른 개미가 예비 노동력이며, 집단의 유연성과 회복 탄력성을 높인다는 것을 증명했다. 연구자들은 개미의 머리, 가슴, 배에 다른 색깔 페인트로 점을 찍어 개체별로 식별이 가능하게 한 뒤 녹화하는 방식으로 실험했다.
이 개미는 약 40%가 아무 일도 안 했는데, 연구자들이 가장 활동적인 일꾼의 20%를 제거하자 1주일도 안 돼 놀던 개미가 빈자리를 채웠다. 먹이를 물어 오거나 새끼를 돌보는 일개미가 차출되는 일은 없었다. 게으른 개미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열심히 일했다. 반대로 게으른 개미의 20%를 제거했을 때는 2주일이 됐지만, 전혀 보충되지 않았다.
연구자들은 게으른 개미의 배가 팽창해 있어 이들이 먹이가 부족할 때 식량으로 쓸 알을 낳는 ‘살아 있는 식품 저장고’ 구실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플로스 원> DOI: 10.5061/dryad.77110
※ DOI는 디지털 논문 고유식별자입니다. 해당 논문을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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