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1.23 17:50
수정 : 2009.01.2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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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의 ‘손바닥 아트’] 파르테논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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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는 그리스의 아테네. 멀리 언덕 위의 파르테논 신전을 보고 있다. 은은히 평화롭다. 교과서에서 사진으로만 보던 것을 실제로 보다니!
<교육방송>의 ‘세계테마기행’에서 나를 그리스로 초대한 것이다. 나는 조금 고민하는 체하다가 냉큼 따라나섰다. 내가 서 있는 곳은 프닉스 언덕, 옛날 아테네의 성인 남자들이 6천명이나 모여 정책을 토론하고 결정하던 곳이다. 그리고 저기 파르테논 신전 왼쪽 아래로는 그 시대 상인들의 집결지인 시장이자 온갖 일들을 토론하던 아고라가 있다.
나는 옆에 있는 아테네 동포 2세인 여행 코디에게 말했다.
-2500년 전에 민주주의를 태동시킨 아고라는 저기지만 현대의 아고라는 한국에 있지. 인터넷이란 새로운 땅에서 말야. 이야기가 그렇게 흐르자 자연히 미네르바 얘기가 나왔다.
(미네르바는 지혜의 여신 아테네의 로마식 이름이기도 하다.)
현지 코디는 그런 일로 잡혀가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며 그리스였다면 폭동이 나든지 난리가 났을 거라고 한다.
새 시대의 아고라를 얘기하던 나는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의연한 파르테논을 바라보며 초라한 모습으로 내려왔다. 내려오니 용산 철거민 사망사고 소식이 들려왔다. 가슴이 시커멓게 되었다.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