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1.30 17:28
수정 : 2009.01.3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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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의 ‘손바닥 아트’] 메테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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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북부에 메테오라라는 곳이 있다.
내가 그리스에 간다고 하니 먼저 가 본 사람이 메테오라를 꼭 가보라고 했다. 사진을 보니 바위꼭대기에 수도원이 있고 물건을 밧줄로 끌어올린대나 뭐래나. 그렇다고 무슨 별 의미가 있겠나 싶었는데 가보니, 맙소사! 이건 뭐 장난이 아니다. 11세기부터 속세를 벗어나고 싶어했던 수도사들이 하나둘 바위 꼭대기에 자리를 잡아 거의 모든 바위꼭대기(24군데)에 수도원이 지어졌단다.
가장 큰 수도원에 들어가니 예배실에 가득 꾸며진 그리스도와 성자들의 그림. 아! 그들은 바로 이곳에서 천국을 구현하려 했구나! 그래서 이 높은 곳까지 무거운 돌을 지고 올라왔겠구나! 입을 다물지 못한 채 아랫마을로 내려갔다. 거기서 우연히 수도원에 걸린 그림을 그린 화가 콘스탄티노스를 만났는데, 그는 낮에는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식당을 하며 손수 고기를 구웠다. 또 거기서 아들과 함께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러주었다.
옛 수도사들의 열정과 콘스탄티노스의 짠하도록 아름다운 삶이 내 옷깃을 여미게 한 메테오라를 여기 여러분들께 소개드린다.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