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5.08 18:04
수정 : 2009.05.0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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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의 손바닥 아트]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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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한겨레> 5월6일치에 실린 최민식 선생의 사진을 보고 다시 그린 것이다. 나는 최민식 선생의 사진을 좋아한다. 인간에 대한 집요한 그의 애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의 사진은 그 자체가 다시 피사체가 될 정도의 존재감과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렸다. 그림이 얼마나 사진만큼, 혹은 그 이상의 리얼리티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하는 실험도 해 볼 겸. 그러나 결국 그리다 보니 그만 40년 전의 이 아이와 만나게 되어 버렸다.
아아,
나는 지금 왜 남루한 이 아이에게 위로를 받는 것일까?
왜 이 아이를 사랑하는 것일까?
나나 내 자식이나 손자가 이렇게 크길 바라지도 않으면서.
내 형편이 지금 더 나은 것을 확인해서일까?
카드 빚도 없었던 그때, 더 이상 가난해질 것도 없었던 그때
더 잘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그 희망을 나는 보는 것일까?
아니면 웃음 속에서 새어 나오는 인간 본연의 어떤 것을 보는 것일까?
파란 하늘에 흰 구름 햇살 속에 피어오른다.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