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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의 손바닥 아트] 한국 만화 100주년 특별전시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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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최초로 본격 기획하여 거짓말을 한 이야기 하나.
어린 시절, 내가 너무나 너무나 좋아한 만화는 <라이파이>.
만화방이던 우리 집에 그 책이 나온 지 오래되어 없는 것이다.
근데 우리 반 애 하나가 라이파이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신통찮은 만화 하나를 보여주면서 네가 갖고 있는 라이파이가
얼마나 시시한지 그리고 내가 갖고 있는 이 만화가 얼마나 가치
있는 건지 계속해서 설득, 설득, 설득하여 결국 바꾸어 손에 넣었다.
나는 전혀 죄책감을 갖지 않았다. 이 애가 갖고 있으면 틀림없이
없어진다. 하지만 내가 갖고 있으면 틀림없이 문화재가 된다.
나는 그 사실을 눈앞에 보듯 확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책은 문화재가 되었고 지금 과천에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하고 있다. 이 만화뿐 아니다. 엄마 찾아 삼만리, 약동이와 영팔이,
땡이, 훈이, … 그리고 박기당, 엄희자, 조원기, 민애니, 송순희, 고우영 …
더하여 현대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만화를 만날 수 있다.
한편, ‘실연당한 태권브이’ 등 만화와 만난 미술작품도 재미있다.
한국 만화 100주년 특별전. 현대미술관과 함께 내가 전시 총감독을 했다.
아이들 손을 잡고 와서 보시기 바란다. 후회는 안 하실 것이다.
8월31일까지. 전화 (02)2188-6072 또는 (02)318-2724.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