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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12 18:07 수정 : 2009.06.12 18:17

[박재동의손바닥아트] 정신적인 총장이 육체적인 총장에게
산수유 꽃을 보고 있노라면 거기 벌들의 음악이 들린다던 황지우 총장.

하고자 하는 일이 나랑 생각이 좀 달랐을 때 내가 빽빽대고 삿대질을 해댔더니 그 뒤로 나를

-여! 정신적인 총장!이라 불렀고 그럼 나는

-어! 육체적인 총장!이라 대답했지.

그런데 이제 그 총장이 육체를 버렸으니 이 정신은 어떻게 되는 거요?

그뿐 아니라 총장 육체를 넘어 교수 육체까지 위험하다니 걱정이 아닐 수 없소. 그래 전화를 했더니

-그 문제는 새 총장이 뽑히면 그때 재임용 절차를 밟는다 하더라고. 한데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대학의 자율성이 심각하게 훼손되는 거야. 이론과 서사 창작과 폐지 같은 문제는 내부에서 알아서 할 일이지 외부에서 시킬 일이 아니잖아. 이래가지고야 어떻게 대학이 긍지를 가지고 발전하겠어. 그게 걱정이야.


그래요. 학교나 사회의 힘은 자발성과 창조력에서 나오고 그것은 자존감과 자유로움에서 마음껏 발현되는 것 아니겠어. 그것이 억눌리면 자괴감과 깊은 반감만이 우울하게 자리잡게 되는 법.

아아, 엉망이 되어 버린 학교 분위기가 제대로 회복되어 내년 봄은 정신과 육체가 만나 노랗게 피는 산수유 소리를 함께 들어야 할 텐데.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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