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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26 17:56 수정 : 2009.06.26 17:56

[박재동의손바닥 아트] 부엉이 바위
2년쯤 전이던가, 당신의 초청으로 몇몇 지인들과 청와대 근처에서

저녁 식사를 한 적이 있지요. 농담도 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난

시사만화가의 기질 때문인지 잔소리를 썩도 많이 해댔습니다.

마치면서 나는 그래도 뒤가 좋은 대통령으로 남을 거라고 덕담을

했고 당신은 다시 세상을 움직이게 될 거라는 투의 말을 지나가며

했죠.

그리고 퇴임, 이어진 박연차 수사 … 당신의 말도 나의 덕담도 다 맞지

않는구나 싶었지요. 그리고 저 부엉이 바위. 그 후 나는 나의 덕담도


당신의 말도 맞은 게 아닌가 싶어지네요.

그래서 얼마 전 봉하마을을 찾았습니다. 몸을 버린 당신이 몸을 가진

당신 못지않게 더 많은 일을 한다고. 우리는 그에 빚지고 있다고 ….

해서 찾아가 부엉이 바위를 그렸습니다.

키 작은 감나무가 옆에 있었고 접시꽃은 사십구재를 지내고 있는 정토원

에 피어 있는 것을 가져다 곁에 심어 당신에게 선물합니다.

이제 얼마 후 사십구재도 끝이 나겠지요. 좋은 데 가시라는 말도 못 하겠

군요. 더욱 좋은 곳에 머무시며 좋은 날 보실 때까지 지켜보시라는

것이 나의 솔직한 마음이 아닐는지요.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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