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동의손바닥 아트] 방송은 못 나가도
|
요즘이 그랬다. 한국만화 100년 특별전, 개인전, 학교 일,
그 밖에 해야 할 일, 거절할 수 없는 일 등등이 폭포 같았다.
그럴 때 잠시 쉬지 않고 계속 더 하는 순간 그만 탈이 나는 것이다.
이번이 그랬다. 아예 일어나지지가 않았다.
그런데도 또 기다리고 있는 안 할 수 없는 일.
케이비에스 대구 방송에서 그동안 찍고 있던 서라벌에 관한 다큐
촬영팀이 내일모레 우즈베키스탄으로 가게 되어 있는 것이다.
나는 어렵사리 몸 좀 안 좋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담당 피디가
하는 말
-방송은 안 나가도 되지만 선생님 몸이 나으셔야죠.
아니, 내가 이런 말을 듣게 되다니!
죽어도 마감은 하고 죽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살아온 나. 우리들.
몸은 부서지더라도 방송은 해야죠라는 말을 들을 줄 알았던 나.
나라면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눈물이 핑 돌았다.
아아, 언제부터인가 아득히 잃어버렸던 사람 먼저 생각하는 그
마음이여. 그래, 그 말을 나누고 싶어 여기 타슈켄트에서 그
고운 마음의 지우진 피디를 그렸다오.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