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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12.04 18:35 수정 : 2009.12.04 18:35

[박재동의 손바닥 아트]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분들의 후손님께




저는 후손님들의 심정은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
우리 집안 조상님 중에는 다행히도(?) 재산가나 유력자가
한 명도 안 계셨지만 당시 유력인사로서 광기 어린
시대를 겪어 내기가 녹록지 않았겠지요. 독립이 될 줄
몰랐거나 안 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구요.
나 자신도 그때 태어났다면 어찌 마땅히 독립운동을
하였으리라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여 인명사전에 오른
심정 아플 것임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한편 그 엄혹한 시기에
고난 속에서도 독립을 위해 싸웠던
분들과 일제하에 고통 당했던 수많은 사람들을 생각한다면
어찌 숙연해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각각 여러 사정은 있을 수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이 시점에서는 부끄럽다거나 그 점은 송구스럽다거나
하는 말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고통과 수치와 분노를 털어버린다면 국민들의 마음도
조상님들의 마음도 한결 가벼워지지 않을까요?
그렇게 이번 일을 계기로 모두가
역사의 한발자국을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재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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