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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9 20:28 수정 : 2006.02.12 15:58

문학평론가 권성우 <논쟁과 상처>

“아마도 후세의 문학사가들은 1999년부터 2002년에 이르는 시기를 우리 비평사의 문제점이 가장 투명하게 드러났던 ‘논쟁의 시대’로 서술하게 될 것이다.”

문학평론가 권성우(43·숙명여대 인문학부 교수)씨가 최근 몇 년 사이 문단을 뜨겁게 달구었던 문학논쟁의 한복판에서 작성한 글들을 모아 <논쟁과 상처>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내놓았다. 숙명여대출판국 펴냄.

지은이가 머리말에서 밝히고 있는바 이 시기의 문학논쟁이란 “문학권력, 서정주, 이문열, 문학상 제도, 안티조선, 불공정한 비평 카르텔, 4·19세대 비평의 성격, 주례사 비평” 등을 망라하지만, 그것들을 대표하는 한 가지를 들라면 역시 문학권력 논쟁일 것이다. 2001년부터 올 초까지 쓰여진 길고 짧은 글 12편이 묶인 <논쟁과 상처>에서 지은이는 두 문학 계간지 <문학동네>와 <창작과 비평>을 문학권력의 관점에서 비판하는 데에 주력한다. 이 두 잡지와 더불어 ‘3대 문학 계간지’로 꼽히는 것이 <문학과 사회>이거니와, 권성우씨의 문학권력 비판은 사실 <문학과 사회>와 그 출판사인 문학과지성사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했음이다.

대상에 따라 비판의 내용과 강도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이 잡지들을 문학권력이라 비판하는 근거는 단순하다면 단순하다. 이들이 문단 내에서 축적된 권위를 이용해 공정하지 못한 잣대로 작가와 작품을 대한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터무니없이 높은 평가를 받는 작가·작품이 있는가 하면 부당하게 폄하되거나 외면 당하는 작가·작품도 생겨난다는 것이 권씨의 문제의식이다. 권씨뿐만 아니라 강준만, 김정란, 이명원, 홍기돈씨 등이 가담한 문학권력 논쟁은 비판 받는 쪽의 치열한 반비판도 야기했는데, 권씨는 자신의 글 말미에 ‘보유’ 형태로 해당 글과 비교해 가며 함께 읽을 만한 논쟁 상대방의 글들 역시 명기해 놓음으로써 입체적인 독서를 유도한다.

책 제목에서도 짐작되지만, 논쟁의 과정에서 그는 적잖은 상처도 입었다. 그러나 “논쟁을 통한 ‘상처’의 체험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상처받기를 회피하는 이 시대의 비평가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통과제의가 될 수도 있다”는 그의 토로는 호소력 있게 다가온다.

최재봉 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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