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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한장면
한 권으로 읽는 맛의 달인 미식 특강카리야 테츠 지음. 김숙이 옮김. 창해 펴냄. 9500원 나는 당시 홍콩에서 온 제면사(면을 뽑는 기술자)를 구했다. 그 사람은 면을 뽑을 때 장대를 이용하였다. …면의 재료로는 국산 밀가루에 달걀을 넣었다. 달걀은 면의 맛을 내는 데 알맞기 때문이다. …달걀은 수소문한 끝에 아이치 현 치타 반도에서 아주 깐깐한 농부가 경영하는 농원에서 찾아냈다.…그 다음이 수프인데, 나는 중화요리에서 최고의 수프로 치는 상탕에 일본의 맛을 가미하기로 했다. 상탕이란 화퇴라는 중국식 햄과 닭고기로 만든 수프이다. …간장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자, 이것으로 모든 준비가 됐다. 나는 가는 듯하면서도 씹는 맛이 있는 면과 다양한 맛이 모두 함유되어 있어 깊으면서도 뒷맛이 개운한 국물을 마련했다. 그러고는 그릇에 국물을 담고 면을 넣은 다음 돼지 로스를 올렸다. 아! 그 맛이라니…, 아! 그 향이라니….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재료비, 항공료, 인건비 모두 합해 35만엔이 들었다. 이 돈으로 100그릇을 만들면 한 그릇에 3500엔 꼴이지만 달랑 한 그릇만 만들었으니 라멘 한 그릇에 35만엔이라는 계산이 나온 것이다. 이것이 나의 완벽한 라멘 만들기의 전말이다.(‘35만 엔짜리 최고의 라멘을 만들다’, 25~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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