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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09 17:05 수정 : 2006.04.03 17:19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자신에게 주는 선물

오사카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화가 이와미 세이지씨는 자주 한국에 온다. 만화 뿐 아이라

만담도 잘하고 기타와 노래도 일품인 아주 재미난 사람이다.

첨엔 한국에 오면 돌을 맞지 않을까 겁을 냈는데(티비에 늘 반일 시위장면만 나오나까)

친구에게 이끌려 막상 오고 나니 너무 좋더란 것이다. 특히 만화가 이희재씨의 집에서

우리 만화가 들을 만나 재미나게 놀고 난 것이 결정적이었단다.

그날 동갑내기인 한국만화가 Y씨와 친해져서 서로 상대방 나라의 말을 공부한 다음


나중에 의사소통 해 보자고 약속을 하였다. 그로부터 몇년 후 이와미씨가 다시 한국을

방문 했다. Y씨의 진땀. 이와미씨는 그 동안 한국말을 열심히 공부했는데 Y씨는

일본어 공부를 하지 않았던 것이다.

Y씨는 그러면서도 어떻든 의사소통은 되지 않았느냐고 강변했다. 그 후 약 10년

동안 한국을 마흔번이나 왔다 갔으며 한국에 대해서도 잘 알고 한국말도 상당히 잘하게

되었다. 물론 Y씨는 계속 ‘결과적 의사소통론’을 고수 했다.

전번주에도 왔는데 이번엔 사연이 좀 다르다.

지난 한해 동안 이와미씨는 500페이지 짜리 만화를 그렸는데 “이 만화를

완성하고 나면 나 자신에게 무슨 선물을 줄까” 생각하다가 가장 좋은 선물은 역시

한국에 가서 우리들, 즉 이희재씨, 나, 고경일씨 반쪽이, 그리고 Y씨 등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한다. 일이 힘이 들면 그때 마다 이것만 끝내면

한국에 가서 만화가선생들들 만날 수 있다… 고 혼잣말하면서 .

이 이야기를 들은 Y 씨,드디어 “졌다!”면서 완전히 꼬리를 내리고 라면을 끓여

바치는 등 이와미씨에게 잘하기 시작했다.

일본에 가기 힘들어 하는 이와미씨에게 우리는 이씨 성을 주고 이왐이라고 불렸다.

8월쯤 다시 오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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