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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6 17:46 수정 : 2006.03.17 16:37

크림슨 타이드…침묵의 함대…

잠수함은 독특한 특성과 매력 때문에 문화작품의 소재로 애용돼왔다. 강대국들의 첨단 무기라는 점에서 전쟁영화의 소재로 자주 쓰였고, 폐쇄된 극한공간이란 설정에 유리해 밀폐공간에 격리된 상태에서 갈등을 빚는 상황을 설정하는 영화의 무대로 종종 등장한다.

잠수함 내부에서 반역 등 비상상황이 벌어지는 긴박한 상황을 그리는 영화로는 숀 코넬리가 주연한 <붉은 10월>(1990년)이 대표적이다. 소련의 최신예 핵잠수함 ‘붉은 10월호’의 함장(숀 코넬리)가 미국으로 극비 망명한다는 이야기다. <크림슨 타이드>(1995년)은 핵전쟁을 일으키려는 러시아 강경파의 음모에 맞서기 위해 미국 핵잠수함 앨라배마호가 러시아의 핵미사일 기지 근해로 접근하다가 공격을 받고 위기에 빠진 상황을 그렸다. 앨라배마호는 통신이 두절된 상태에서 자의적으로 핵미사일 발사하려는 함장과 이에 맞서는 부함장의 갈등이 주된 줄거리다.

우리나라의 잠수함 영화로는 99년작 <유령>이 유일무이하다. 상관을 죽인 죄로 사형수가 된 전직 해군 엘리트 장교가 일본의 핵잠수함에 맞서기 위해 한국 해군이 비밀리에 만든 핵잠수함 ‘유령’에 탑승해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잠수함 영화로는 드물게 코미디인 <잠망경을 올려라>(1996년)는 승조원들의 잠수함 운용 실력이 잠수함 작전의 핵심임을 잘 보여주는 영화다. 미국 해군이 골칫덩어리인 해군 소령에게 2차대전 당시 만든 40년 묵은 연습용 디젤 잠수함을 주고 미국의 최고 핵 잠수함에 맞서 미국 동해안을 가상 침공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주인공 소령은 2차 대전에 참전했던 늙은 승조원 등을 이끌고 기상천외한 작전으로 멋지게 최신 잠수함들을 농락하고 임무를 완수한다.

하지만 이들 영화보다도 잠수함이란 병기 자체와 잠수함을 활용한 군사작전의 세계를 실감나게 그린 문화작품으로는 단연 일본만화 <침묵의 함대>(가와구치 카이지 지음)가 꼽힌다. 모두 32권에 이르는 장편만화로 90년대 일본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일본이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며 몰래 건조한 핵잠수함 함장이 정부에 반기를 들고 잠수함 자체를 ‘독립국’으로 선포한 뒤 뒤를 쫓는 미국과 일본 두나라 해군과 맞선다는 내용이다. 잠수함에 대한 정교한 묘사와 생생한 군사작전 묘사가 탁월해 일본만화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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