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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3.16 20:29 수정 : 2006.03.17 16:38

한국벤처산업발전사 Ⅰ·Ⅱ
이민화·김명수·장흥순·조현정·오완진 지음
아르케 펴냄, 각 권 3만5천원

잠깐독서

“인생에 성공했지만 사업에서는 성공했는지 아직 알 수 없다.”

1996년 벤처창업 설명회에서 당시 한글과컴퓨터 사장이었던 이찬진씨가 남긴 말이다. 탤런트 김희애씨와의 결혼으로도 유명세를 탔던 그는 불과 2년 뒤 회사를 외국기업에 넘길 위기에 몰렸다. 반전을 거듭하는 주말극처럼 한국의 벤처는 지난 10여 년 동안 꿈과 좌절의 드라마를 남겼다.

긴 시련기를 겪은 벤처산업이 최근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1만2천개에 근접했던 벤처기업 숫자는 한때 ‘반 토막’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 3년여 만에 1만개를 다시 넘어섰다. 때마침 벤처기업협회에서 벤처산업의 지난 발자취를 간추려 <한국벤처산업발전사 Ⅰ·Ⅱ>를 펴냈다. 이민화 전 메디슨 회장, 조현정 현 벤처기업협회장 등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1권은 1995년 벤처의 태동기부터 코스닥지수가 정점이던 2002년 2월까지를 다뤘다. 초창기 업계에서 추진한 대학가 벤처창업 순회 로드쇼, 실험실 1창업 운동, 10만 웹마스터 양성운동 등이 자세히 소개됐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아래아 한글 살리기’의 전개과정이다.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가 워드프로세서 포기를 조건으로 한컴 인수를 추진하자, 벤처기업인과 네티즌들이 뭉쳐 100만인 서명운동 등을 전개했다. 민족감정까지 뒤엉킨 ‘아래아 한글 살리기’는 뜨거운 열기를 뿜었는데, 이 과정에서 이찬진 씨의 경영능력, 소프트웨어 불법복제 등을 놓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2권에는 2000년 이후 벤처기업들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시련의 시기가 갈무리됐다. 정부가 새 지원대책을 마련하고, 벤처캐피털의 투자와 코스닥 시장이 살아나면서 최근 벤처는 다시 기지개를 켜는 형국이다. 매출 1천억원을 넘어선 기업이 70곳을 돌파했고, 게임·IT 소프트웨어 등 고유 사업영역이 단단해지는 등 체질개선도 이뤘다. 이제 벤처는 ‘거품’ 시절을 딛고 한국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꿈을 꾸고 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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