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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중역하면서 부처님 말씀 왜곡”
“부처님 생존 당시 가르침을 정확히 이해할 때, 한국 불교의 간화선도 바른 길로 활발하게 갈 수 있는 것이지요.” 2001년 산스크리트 원전을 직접 번역해 구마라즙의 한문본과 비교한 <금강경 역해>란 저서를 통해 “한국 불교는 힌두화했다”고 비판해 큰 파장을 불러온 각묵 스님(49). 그가 이번엔 석가모니 생존 당시의 원음인 팔리어 경전 <디가니까야>를 번역해 내놓았다. 지리산 실상사 화엄학림 교수이자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이기도 한 각묵 스님은 어느날 한국의 선방에 ‘간화선이 제대로 가고 있는 지’ 불덩이 같은 화두를 던져놓았다. 출가 뒤 7년 간 선방에서 화두를 들고 참선 정진하다 초기 불교를 공부한 선객 출신이기에 파장은 더욱 컸다. 그는 <금강경역해>에서 조계종의 근본 경전인 금강경의 핵심적인 말들조차 산스크리트 원전에서 한문으로, 한문에서 한글로 여러번 중역되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붓다의 뜻과는 전혀 다르게 오역되고, '선사'로 일컬어지는 한국 스님의 상당수가 붓다가 가장 경계한 상(相)과 존재론에 집착해 잘못된 가르침을 펴고 있다고 질타했다. 타이 골발ㅇ서 6개월간 3권 번역초기원전이 ‘간화선’ 바른 길로 “한국불교를 비판하자 처음엔 ‘너만 입 닫고 있으면 된다’면서 만류하는 스님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초기 불교 경전 등을 통해 불교가 제대로 가고 있는 지 고뇌하는 분들이 많아요.” 1989년 어느 날 불현듯 초기 불교를 알고 싶어 인도로 떠나 팔리어와 산스크리트를 배우고 돌아온 그는 초기불전연구원 대림 스님 등과 함께 2500년 전의 가르침의 원음을 한국인들에게 전하는 서원을 감당해내고 있다.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함께 할 수 없는’ 성격이라는 그는 이번에도 아는 이 한 명 없는 타이로 건너가 골방에서 6개월 동안 3권의 번역을 해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번에 펴낸 <디가니까야> 1,2,3권은 우리나라에서 보통 아함경으로 알려진 초기불교경전이다. 아함은 ‘전승된 가르침’이란 듯의 아가마의 한자식 표현이다. 과거에 우리나라에 전해진 초기불교경전은 대부분 중국의 한문 경전을 번역한 것이다. 석가모니가 열반에 들자 40일 뒤, 깨달음을 얻은 500명의 아라한이 모여 경을 결집했다. 이 때 합의된 경 가운데 ‘길게 설해진 경’은 석가모니를 시봉했으며 가장 기억력이 비상했던 아난다와 그의 제자들이 외워서 전승했다. 또 ‘중간 길이로 설해진 경’은 사리불과 그의 제자들이, 주제별로 모은 상응부 경전은 가섭과 그의 제자들이, 증지부와 소부까지 각기 나눠 외워서 전승했다. 그러다 기원전 1세기쯤 팔리어와 산스크리어로 문자화했다. <디가니까야>는 ‘길게 설해진 경’이다. ‘디가’란 팔리어로 ‘길다’는 뜻이다.
<디가니까야>에는 계율과 선정, 지혜 등에 대한 가르침 뿐 아니라 석가모니가 인간의 철학 사유를 62가지로 분류해 조목 조목 비판하고, 연기법을 제시한 내용 등이 들어있다. 또 붓다는 우주가 끝없이 팽창했다간 수축하고, 다시 팽창하는 것을 반복한다고 한 ‘우주 기원’에 대한 답도 포함돼 있다. 초기불전연구원 (054)743-8579. cafe.daum.net/chob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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