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23 21:40
수정 : 2006.03.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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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자격 시험문제
한효석 지음. 홍승우 그림. 옹기장이 펴냄.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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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 되려면 연합고사를 치러야 되고, 대학생이 되려면 수학능력시험(수능)을 봐야 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임용고사에 합격해야 하고, 학교 앞에 떡볶이집 하나 차리려고 해도 정부에서 영업허가와 위생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새로운 생명을 낳고 키우는 일에 아무런 자격요건도 없고 제약도 없다니!
<부모자격 시험문제>(옹기장이 펴냄)는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다. 자녀와 부모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 50개를 제시한 뒤 이 상황들에 대해 부모로서 자신이 평소 취하고 있는 태도를 객관식으로 고르는 것이다. 정답을 맞추면 문제당 2점씩 계산해 80점 이상이면 괜찮은 부모인데,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까지 난이도가 다양하다. 먼저 맛보기로 쉬운 것 하나 풀어보자. ‘퇴근길에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다주기로 했는데 못 사서 내일은 꼭 사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다음날 현관에 들어서는데 그때서야 아이와의 약속이 생각났다면? ①다시 미룬다 ②되돌아 나가 아이스크림을 사온다 ③아이를 피한다 ④일찍 잔다’ 하지만, 어떤 게 부모로서 가져야 할 태도인지 알쏭달쏭한 문제도 많다. 예컨대, ‘아이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해 밤늦게 들어왔다. 어떻게 하겠냐? ①누구랑 마셨냐고 물어본다 ②아무 소리 안 한다 ③내쫓거나 패준다 ④콩나물국을 끓여준다 ⑤술을 더 먹인다’ ‘아이가 잘못을 저질러서 상대방에서 손해배상금으로 1천만원을 주지 않으면 구속되거나 학교에서 퇴학당할 처지에 놓였다. 어떻게 하겠냐? ①일단 빚을 내서라도 해결한다 ②반 죽여놓는다 ③믿음이 무너져 기절을 할 것 같다 ④네가 알아서 처리하라고 내쫓는다 ⑤잘못한 정도를 따져 죄값을 치르게 한다 ⑥아이가 상처받지 않도록 이해하고 용서한다 ⑦붙잡고 눈물로 호소한다’
20년 동안 교단에 선 뒤 현재 교육 관련 시민단체에서 활동 중인 저자 한효석씨는 문제마다 정답과 함께 친절하고 상세한 풀이도 곁들였다.
강김아리 기자
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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