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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대안기업가 80인
실벵 다르니·마튜 르 루 지음, 민병숙 옮김 마고북스 펴냄, 1만2000원 |
무담보 소액신용대출제 창안한 유누스에 감명
두 프랑스 젊은이 ‘지구상 100명 유누스찾기’ 내기
무료치료 병원·생태보호 벌목법·윤리기업 펀드…
몽상이 아니라 대안기업가들이 만든 현실
‘한국판 유누스’ 없었나 못찾았나?
미국 사람 개리 해시버그는 모처럼 자녀들과 여행을 떠났다가 분통을 터뜨리고 말았다. 부모 마음엔 몸에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었지만 집 밖을 나서자 그게 불가능했다. 어디를 가나 마주치게 되는 식당은 온통 맥도날드, 아니면 피자헛이었다. 패스트푸드에 볼모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그는 분개했던 것이다.
여기까지는 세계 모든 사람들과 다를 바 없다. 그 다음부터 해시버그는 평범에서 벗어나 ‘비범’의 길로 방향을 틀었다. 해시버그는 스스로 물었다. 패스트푸드는 꼭 화학물질 덩어리여야만 하는가? 당연히 그런 법은 없었다. 그러면 제대로 된 패스트푸드, 영양가 높은 패스트푸드를 만들면 되지 않는가. 해시버그는 정말 그런 패스트푸드를 만들었다. ‘최초의 바이오푸드 레스토랑’, ‘오 내츄럴’(O’ Naturals)를. 2002년, 해시버그 나이 쉰살일 때였다.
‘건강한 맥도널드’ 대박 터지다
해시버그는 200만달러(우리돈 20억원 가량)을 투자해 식당 5곳을 열었다. 전채요리부터 후식까지 모두 유기농 메뉴만 팔기로 했다. 환경호르몬 없는 육류만 쓰고, 유기농빵에 소다수까지 유기농소다수로 갖췄다.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해시버그가 낸 식당들은 1년 매출액이 100만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맥도날드의 점포당 매출액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한마디로 깨끗하게 성공한 것이다.
해시버그는 진정한 상식으로 불완전한 상식을 극복해냈다. 현대인들의 먹거리가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렇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식품을 제공해야 한다는 당연한 명제가 나온다. 그러나 동시에 현실을 지배하는 고정관념이 생산자가 이 명제를 따르는 것을 가로막는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기쁨 대신 건강을 선택하는 사람은 금욕주의적 종교신자들밖에 없다”는 상식이 걸림돌인 것이다. 이를 극복하는 ‘지속가능한 해결방안’은 ‘바이오’란 단어에 있었다. 바이오는 가장 좋은 뜻을 가진 단어였고, 해시버그는 믿을 만한 대안으로 이를 증명한 것이다.
모든 것을 쥐어짜 소모하면서 환경을 망치는 지금의 경제시스템을 극복하는 길이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것은 새삼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다. 그러나 동시에 지속가능한 방식을 따르려면 현실을 무시할 수 밖에 없고, 공공적으로는 옳아도 경제적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누구나 생각한다. 그래서 당연해 보이는 해결책들이 ‘세상 돌아가는 물정 모르는 이상론’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개리 해시버그처럼 실제 대안을 입증해보이는 이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무하마드 유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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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추구하는 애머리 로빈스가 운영하는 에너지연구소 ‘로키마운틴연구소’의 모습. 이 건물은 태양열 등을 이용해 에너지 소비를 일반 건물보다 10배 이상 절약해 1년 내내 난방시스템이나 실내공기조절장치를 가동하지 않는다. 애머리 로빈스는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략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자문해 많은 성과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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