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3.24 18:36
수정 : 2006.03.24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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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후정치사= 일본 전후 정치의 ‘결정적 장면’을 가려 뽑아 그 핵심을 설명했다. 술술 읽히는 글 곳곳에서 지은이의 내공이 번뜩인다. 1961년부터 96년까지 <아사히> 정치담당 기자를 지낸 이력이 여기 묻어 있다. 반세기에 걸친 주요 정치사건과 정치인, 파벌 등이 쉼없이 명멸한다. 자민당 파벌 계보, 전후 총리 일람, 역대 선거 결과 등의 다양한 통계자료까지 더하면, 300여쪽의 ‘일본 정치사전’ 구실을 하고도 남는다. 사실에 대한 정확한 기술에 집중했는데, 아무래도 자민당을 중심으로 한 일본 정치의 보수화, 사회당을 중심으로 한 혁신정치의 실패에 대한 관심이 책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다. 지은이는 일본 사회를 ‘토건국가’라는 개념을 통해 비판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총선에서 승리하자 “파시즘 직전의 일본”이라고 통탄하기도 했다. 일본 비판적 언론인·지성인의 한 축을 담당했던 지은이는 2004년 7월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군국주의 잔재인 천황제, 우경화의 본산인 자민당, 야당실패의 주역인 사회당, 재군국화의 상징인 개헌론 등에 대한 그의 비판은 이 책의 ‘행간’에 남겨져 있다. 이시카와 마쓰미 지음. 박정진 옮김. 후마니타스/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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