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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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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폭탄 사람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사실은 봄이 시작되면 나무와 새들 사이에 전쟁이 벌어진다. 남쪽 열대지방에는 더운 곳이 싫어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지방으로 올라와 살려고 항상 꿈꾸는 자그마한 새가 있다. 그러나 저온에 적응하는 체질로 바꾸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 하였다. 그게 뭐냐면 우리나라 초봄이 시작될 무렵 어떤 나무의 가지에 물이 처음 올라 올 때 나무껍질을 쪼아 그 수액을 먹으면 체질이 바뀌어 우리나라에서 계속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봄이 시작 되면 남쪽 나라에서 수천 수만 마리의 새떼들이 사람들이 아무도 보지 않은 밤에 아무 소리도 없이 날아와 어떤 나무에 앉아 껍질을 쪼으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무도 그에 대비해서 조처를 취하게 되는데 그게 뭐냐면 나무 가지에 작고 동그란 폭탄들을 무수히 장치해 놓는 것이다. 이 폭탄은 약간만 건드려도 파악하고 터져 버린다. 이윽고 새떼가 밤에 날아 와 앉으면 이 폭탄들이 파악 팍 팍 팍 터져 놀란 새들은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계속 옮겨 다니다가 견딜 수 없어 다시 남쪽 나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 새 이름이 버찌새 인데 이들이 터뜨린 꽃폭탄을 버찌꽃이라 부르다가 지금은 벚꽃이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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