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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6 15:46 수정 : 2006.04.07 14:01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 애니메이션. 전 한겨레 만평 화백


꽃피는 봄 사월 돌아오면

해마다 봄이 와 진달래가 피면 아 저 꽃을 어찌할꼬 싶다.

내 친구 석이와 바라보며 가슴을 치던 진달래. 소월이 노래한 진달래, 내 벗 강요배 화백이 그렸던 산길의 진달래… 온산에 붉은 진달래가 영 거시기해서 종일 쐬주만 마셨다는 후배화가 환영이네의 진달래. 못견디어 어떻게든 그려 보고 싶은 진달래….

그런데 여기 또 하나의 사연이 있다. 지난 어느 날 원경스님이 주제한 술자리에서 <한겨레> 논설실장이었다가 지금은 경원대 신문방송과 교수로 있는 이원섭 선배가 “내가 좋아 하는 노래 하나 해도 돼?”하며 노래 하나를 부르는 것이다. (이 양반은 술이 조금 되면 “나 노래 하나 해도 돼?”하며 하나씩 부르는 귀여운 버릇이 있다.) 이 노래에 대한 사연도 같이 얘기했는데, 사연인 즉, 이 노래는 원래 정지용의 시 <고향>을 채동선이 작곡한 것이었는데 정지용이 북으로 가게 되자 곡이 하도 좋고 널리 불리워졌기에 다른 두 작사자에게 부탁했는데 하나는 이은상의 <그리워>이고 하나는 박화목의 <망향>이라는 거다. 그런데 자기는 <망향>이 제일 좋다고 그걸 부르겠다는 것이다. 난 깜짝 놀랐다. 그 노래는 내가 모든 노래중에 가장 좋아하는 노래이며 애창곡이기 때문이다.

꽃피는 봄 사월 돌아 오면 이 마음은 푸른 산 저 넘어

그 어느 산 모퉁길에 어여쁜 님 날 기다리는 듯

철 따라 핀 진달래 산을 넘고 머언 부엉이 울음 끊이잖는

나의 옛 고향은 그 어디멘가 나의 사랑은 그 어디런가

날 사랑한다고 말해 주려마 그대여, 내 맘속에 사는 이 그대여.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아득한 고향도 정들 것일레라…

우리는 너무도 반가워하며 노래를 불렀고 원경스님은 눈물을 흘렸다.

-그 어느 산 모퉁길에 어여쁜 님 날 기다리는 듯.

-그대가 있길래 봄도 있고 아득한 고향도 정들 것일레라…

얼마나 예쁘고 아름다운 가사인가. 곡도 너무나 좋아 난 사람들이 이 곡 만큼은 같이 좋아해 주었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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