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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06 17:02 수정 : 2006.04.07 14:05

책속의 한장면/<알이 닭을 낳는다> 최재천 지음. 도요새 펴냄. 1만원

진화의 역사에서 뱀만큼 성공한 동물도 드물다. 전 세계적으로 2700종이 … 물 한방울 없는 사막에서 바다 속까지… 살지 않는 곳은 찾기 힘들다.

인간을 비롯한 젖먹이동물들이나 새들은 늘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몸 속 난로에 항상 불을 지피고 있는데 반해 뱀들은 주변온도에 체온을 어느 정도 맡기도 산다. 그러다 체온이 너무 내려간다 싶으면 따뜻한 곳으로 옮겨 앉을 뿐이다. (뱀은) 냉혈동물이 아니라 변온동물이라 불러야 옳다.

스스로 세워놓은 높은 생활수준에 맞추려 밤낮없이 일해 땔감을 버는 동물이 우리 (인간이)라면 없으면 없는 대로 조금 덜 먹고 덜 쓰는 동물이 바로 뱀이다. 그저 일주일에 한번 또는 한달에 한번만 식사를 하면 그만이다. 객쩍게 돌아다닐 필요도 없다. 큰 뱀일수록 듬직한 먹이 한 마리를 삼키곤 길면 몇 주씩 지긋이 한 자리에 머문다. 천민과 선비가 사는 법은 이처럼 다르다. 뱀은 느림과 절제의 미학을 일찍부터 깨달은 동물이다. (141~1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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