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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6 13:14 수정 : 2006.04.16 13:14

법정 스님 길상사 봄 정기법회서 법문

"행복은 요구하고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안정된 마음, 차분한 마음으로 사물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면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전 길상사 회주 법정(法頂ㆍ74) 스님이 16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2동 길상사( 주지 덕조 스님) 극락전에서 열린 봄 정기법회에서 약 1천 명의 신도에게 '참다운 행복을 찾는 법'을 제시했다.

법정 스님은 옛날 아프리카 탐험에 나섰던 유럽인들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유럽 탐험가들이 원주민 3명을 앞세워 제대로 쉬지도 않고 목적지로 향했는데, 사흘째 되는 날 원주민들이 갑자기 꼼짝도 안 하더라는 것.

탐험가가 이유를 묻자 원주민 가운데 한 명은 "우리는 이곳까지 쉬지도 않고 너무 빨리 왔다. 우리 영혼이 우리를 따라올 시간을 주기 위해 이곳에서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정 스님은 "이 이야기는 속도와 효율성을 내세우다가 영혼을 상실한 현대인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면서 "모든 일에 영혼이 따르지 않으면 불행해진다"고 설했다.

"속도와 효율성은 비인간적인 것입니다. 제한속도가 시속 100㎞인 도로에서 140,150㎞로 달리면 연료만 많이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정서가 불안정해지고 피곤도 가중되며, 스트레스도 쌓입니다. 그래서 사고도 일으키게됩니다."

스님은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 불행을 위해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면서 "마음 속의 생각을 내려놓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바라볼 시간을 가져야 그 안에서 행복의 싹이 튼다"고 말했다.

또 "진전한 행복은 이 다음에 이루어야 하는 목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이 순간에 존재하는 것"이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행복을 삶의 목표로 삼으면서도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나아가 "자동차, 좋은 가구, 권력 등 이런 욕망들은 막상 갖게되면 한동안 행복할진 모르겠지만 머지않아 시들해진다"면서 "이들은 덧없는 것들이고, 늘 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님은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눈부신 봄날 활짝 열려진 꽃들에게서 행복의 비결을 들으면서 마음껏 행복을 누리십시오"라고 법문을 마쳤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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