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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27 19:47 수정 : 2006.04.28 14:56

최연숙/월간 <건축문화> 편집장

사회에 도움이 되고 있나? 가슴 짓누르는 질문에
삶의 지혜가 되어준 책 미래 삶까지 준비하게 돼

나는 이렇게 읽었다/이승헌 지음 <힐링 소사이어티를 위한 12가지 통찰>

티끌만한 존재일지라도 무언가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하며 보람을 느끼며 살고 싶다는 바람을 안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선택한 지 어언 13년이 되었다. 중간 중간 후배들로부터 과연 그 바람이 현재의 삶 속에서 얼마만큼 구현되고 있는가라는 날카로운 질문을 받게 되면 50%를 넘지 못하는 양심의 대답이 나를 힘들게 했었다. 많이 팔리는 잡지를 생산해야 하는 것과 좋은 책을 만들고자 하는 뜻이 합일이 되어 움직인다면 아마도 그 대답은 100%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당당하게 사회에 이로운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노라고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을 텐데, 냉정히 아직은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던 차에 늘 나는 그 가슴 속 욕구를 해결할 만한 곳을 기웃거리게 되었고, 종교와 철학, 인문학과 경영학에 대한 책을 가까이 해 왔다. 사람마다 타고나는 성품이나 기질, 추구하는 삶이 다르다는 사실은 이러한 나의 특이체질을 변호해 주기는 했지만, 젊은 여성이 지나치게 종교나 인생의 도, 조상에 대한 숭배의식과 한국성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는 것은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것이 나의 유전적인 정보에 의해 심어진 세계관과 문화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모습이었음을 성장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러한 나의 정체성을 보다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 양서이다.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부터의 자유’에서부터 ‘문명전환, 물질문명에서 정신문명으로’까지 열두 단락의 내용은 읽으면 읽을수록 세상을 읽고 살아가는 지혜를 깨닫게 해 준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쉽게 간과해 온 생명에 대한 감사함, 지구에 대한 의식, 삼원의 철학과 홍익정신 등 세계를 통찰할 수 있는 명쾌한 논리와 함께 영혼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도 묻고 있는 질문이지만 우리가 힘들게 취재해서 전하고 있는 건축에 대한 정보가 과연 우리의 환경을 진정 풍요롭게 하는 것인가, 혹이나 극으로 치닫게 도와주며, 그 어리석음을 부추기는 결과로 치닫게 하는 것은 아닌지, 작은 양심에 죄책을 느낄 때가 많다. 물질문명을 대표하는 화려한 건축 이면에 숨겨진 허구와 허무의 자각은 이어 새로운 문명의 시대와 그 환경을 구축하는 지혜로 자리 잡을 것이며, 이 책에 쓰여진 법과 진리가 그 정신적 토대로 작용할 것이라 믿고 있다.

최근 건축전문계에서는 지속가능한 환경과 건축에 대한 디자인, 그리고 그와 관련 담론은 주요 축을 이루고 있으나 그에 접근하는 사고나 자세는 언제나 과거의 관습에 얽매여 말로만 떠드는 형상에 머물러 있음을 통탄해 한다. 우리의 문명을 지속가능하게 하기 위해선 우리의 성품과 습관, 기술이 바뀌어야 한다고 이 책에서는 쓰고 있다. 지금과 같은 패턴으로 세계가 흘러가서는 지구의 위기, 바로 내 생명의 위기가 닥쳐온다는 이야기를 우리는 익히 들어 왔었다. 그러면 어떻게 그런 위기에 처해 있는 나와 우리의 미래를 담보해 낼 수 있을지…. 그것은 바로 자신의 관념에 의해 저울 눈금이 0이 아님을 자각하고 그 자신이 완전한 저울임을 아는 0점 회복의 각성에서 출발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인류의 깨달음만이 인류의 문명을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다. 20대의 풋풋한 기상으로 홍익하며 살고자 선택한 기자로서의 나의 삶에 대한 100% 자신을 위해 틈틈이 자신의 습관을 바꾸고, 휴먼 테크놀러지를 익히는 것으로부터 나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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