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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1 16:49 수정 : 2006.05.12 17:12

동아시아는 지금

일본 <아사히신문> 최근 여론조사로는, 60주년을 맞은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 전범재판)이 어떤 건지 알고 있는 일본 사람은 30%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20대는 90%가 몰랐다. 당연하게도 그것을 모르는 사람들일수록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찬성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지난 3일이 야스쿠니에 합사된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을 단죄한 도쿄 전범재판이 열린 지 60돌이 되는 날이었다.

야스쿠니 참배 찬성자 대다수는 도쿄 전범재판을 그냥 모르는 게 아니다. 승전국의 횡포라며 아예 그 정당성을 부정한다. 그게 대세를 이뤄가고 있다. 독도 문제도 그 연장선 위에 있다.

그 이틀 전인 1일 미일 안보협의위원회(2+2)는 양국의 군사력 일체화를 촉진하는 보고서를 채택했다. 군사력 일체화라니! 미국이 강요한 현행 일본 헌법이 ‘평화헌법’이라는 별칭을 갖게 된 것은 군대를 보유하지 않고 전쟁도 하지 않겠는다는 제9조 규정 덕이다. 군사력 일체화란 군대 보유와 전쟁수단, 특히 군사동맹과 묶이는 집단적 자위권 발동 부정을 전면적으로 재부정하는 것이다. 그것을 다름아닌 미국이 주도했다. 아니 강요하고 부추겼다는 편이 사실에 더 가깝다.

관통하는 흐름은 ‘과거를 묻지 마세요’다. 아소 다로 외상이 한국 중국을 겨냥해 민족주의를 준엄하게 꾸짖은(!) 것은 그런 과거부정 정서가 거의 정신도착 지경에 이른 희극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게 단순하지 않다.

지난해부터 일본과 한국·중국 사이에 과거사 갈등이 거세지자 미국 일각에서 발끈하며 일본 우익의 태도에 불쾌감을 표시했다. 야스쿠니 참배 찬성은 도쿄 재판의 부정과 동전의 양면이고 그것은 미국이 주도한 2차대전 이후 체제, 이른바 전후체제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과 같으니 당연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일관성도 없이 왔다갔다 하고 있는 건가. 분명 오락가락하지만 자기이익 실현이라는 한가지 원칙에는 초지일관이다.

미국 일본의 ‘과거를 묻지 마세요’는 무조건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불리한 건 묻지 말라는 뜻이다. 어두운 과거는 빨리 잊고 밝은 미래를 도모하자고 부르짖는 고이즈미 정권내 우익실세 네오콘들이 야스쿠니와 독도에 그토록 집착하고 북한의 납치문제를 과도하게 물고늘어지는 위선이 바로 그런 것이다. 전범국 일본의 전범들을 재기용하더니 급기야 전쟁국가(보통국가라고?)로 가기 위한 개헌을 압박하는 부시 정권과 네오콘들의 낯두꺼운 자가당착이라니!


나라야 어디로 가든 과거를 묻지 말라며 권력탈환에만 올인하고 있는 한국의 우익이 일본의 독도 도발 등에 숨을 죽이고 미군기지 평택이전에 찬성하는 것 역시 죽도 밥도 아니지만 ‘자기이익 실현’에 충실하다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문제는 그들의 ‘계급적 이익’과 성공이 많은 경우 국가나 민족 또는 사회전체엔 손해나 실패가 된다는 점이다. 지난 백년간 그랬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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