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투 코리아: 북조선 사람들의 남한살이' 출간
탈북자 수가 8천명을 넘어선 지금, 북한이탈 주민들의 남한 생활은 통일 이후 남북한 사람들이 섞여 살게 됐을때 서로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을지를 예측하게 해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다. 남한 사람들과 이들 북한이탈주민들이 어떤 점에서 서로 부딪치고, 무엇을 오해하기 쉬운지, 서로 이해하고 함께 잘 살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에 대해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한 결과가 '웰컴 투 코리아: 북조선 사람들의 남한살이'(한양대출판부)라는 책으로 묶여나왔다. 2002년부터 2년 동안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남북한의 이질적 근대화 경험과 미래사회문화 통합을 위한 중장기 실천과제 연구'의 성과물 중 북한이탈주민에 관한 내용을 모은 것으로, 안은미 연합뉴스 의학전문기자, 전우택 연세대 의대교수, 정향진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 등 정신의학, 심리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적 배경을 지닌 연구자 28명의 논문을 모았다. 북한 이탈 주민에 대한 총론적 연구와 더불어 어린이, 청소년, 어른들의 특징적 적응과정을 각각 살펴보는 논문들도 수록됐다. 제목 '웰컴 투 코리아'는 북한 이탈주민들이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내릴 때 처음 보게 되는 글귀.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북한과 달리 철저히 산업화ㆍ서구화된 한국 땅을 밟으면서 이들이 처음 마주하는 '웰컴 투 코리아'는 북한 이탈주민들이 낯선 한국을 밟을 때 느끼는 생경함을 웅변한다.엮은이들은 "남한 사람들의 무심한 대응은 북한이탈주민들의 고통스러운 경험에서 생긴 상처를 치유하기보다 덧나게 하기 쉽다"면서 "이 책을 엮는 것은 북한이탈주민의 적응 문제를 우리 자신의 문제로, 남한사회가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풀어야 할 문제로, 남북한 사람들의 공존의 연습으로 인식하는 과정이었다"고 고백한다. 저자들은 15일 오후 4시 한양대 박물관에서 '웰컴 투 코리아 - 탈북 이주민 9천 명 시대'를 주제로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다. 정병호ㆍ전우택ㆍ정진경 엮음. 612쪽. 2만8천원.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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