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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16 19:44 수정 : 2006.05.16 20:43

조선초 회암사 발굴중 “원형 완벽”

조선 초 왕실 원찰이었다가 16세기 허물어진 경기 양주의 거찰 회암사터에서 국내 발굴사상 최대 규모의 공동 화장실(해우소) 터가 온전한 모습으로 발견됐다.

지난 97년부터 절터를 발굴해온 기전문화재 연구원은 올 봄까지 8차 발굴 조사를 벌인 결과 절터 서쪽의 부속 건물터 부근에서 깊이 4미터, 폭 10미터 이상의 대형 화장실 구덩이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연구원 관계자는 유적 바닥층 4곳에서 흙덩이를 캐어 서울대 의대 기생충학 교실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화장실 인분의 증거인 기생충 알을 다수 발견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연구원쪽은 “서울대쪽이 토양 샘플들을 분석한 결과 흙 1g당 흡충, 회충 알이 최고 30개 이상씩 나와 사실상 흙이라기보다 대변의 성분에 가깝다는 결과를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발굴된 공동 화장실은 길이 14m, 폭 2.8m, 깊이 3.7m의 구덩이와 그 부근의 건물 기둥자리로 구성되어 있다. 국내에서 발굴된 화장실 관련 유적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해우소터는 언덕에 구덩이를 판 뒤 남쪽을 틔워 인분 더미를 꺼내는 돌문을 지었고, 구덩이 내부 사면은 돌벽으로, 바닥은 박석을 깐 얼개가 특징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구덩이 둘레에서 12개의 기둥자리가 발견됐고 구덩이 내부는 발굴 당시 무너진 기와더미로 덮여 있었다”며 “대형 구덩이 위에 마루 널판을 깔고 기둥과 기와 지붕을 올린 뒤 정면 3칸, 측면 3칸의 해우소 건물을 지어 남녀가 각각 갈라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남아있는 사찰 화장실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전남 순천 선암사 해우소. 가로 10m, 세로 3.8m정도의 크기인데, 회암사터의 해우소 유적과 크기가 거의 비슷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동 화장실 유적 발굴은 지난 2003년 전북 익산 왕궁리 백제 궁터에서 나온 이래 두번째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정연학 학예사는 “옛 사찰 대형 변소터의 전모가 처음으로 온전히 확인되어 그동안 연구가 미진했던 전통 측간 문화, 화장실 건축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연구원쪽은 19일 화장실터 발굴현장에서 공개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글·사진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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