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26 20:38
수정 : 2006.05.27 13:58
‘통합물류망’ 건설 전도사 함범희 항공대 초빙교수
함범희(49) 항공대 초빙교수는 ‘동북아 통합 물류망’ 건설의 전도사다. 3월부터 베이징대 교환교수로 ‘동북아 물류’를 연구하고 있는 그는 18~21일 후난성 창사 ‘제5회 동북아 경제·관리 협력논단’에서 ‘동북아와 유럽간 물적 유통전략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유럽연합과 나프타 등 세계 경제가 지역통합 방향으로 가는 게 대세인데, 한중일이 서로 제갈길 가겠다고 고집하면 세계의 하위지역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게 연구 출발점이다. “어떤 경제체이든 개발 첫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사회간접자본 투자다. 동북아도 마찬가지다. 지역 물류를 받치는 ‘통합 물류망’ 구축될 때 지역통합의 뼈대가 마련된다고 할 수 있다.”
그는 한반도종단철도~중국 동북3성 종단 철도~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가 동북아 통합 물류망의 뼈대 구실을 하기 위해서는 중부 내륙에 물류가공기지 건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유엔 아시아경제사회이사회는 한국~중국~러시아를 잇는 유라시아 노선에서 한국이 기·종점 구실을 하려면 먼저 서울~부산 구간의 정체 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북한 철도를 전면 개보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려면 현재 국내 화물만으로도 정체를 빚는 서울~부산 노선에 과부하를 안기는 대신 휴전선 바로 밑에 대규모 물류가공기지를 건설해 유럽·러시아·중국 동북3성에서 쏟아져 내려올 물류를 수용해 인천·부산·광양·동해안 등 네 항구로 분산시키는 구실을 해야 한다.”
특히 물동량의 일부를 동해안으로 뺄 경우 일본 서해안과 연계 개발도 가능하다. “최근엔 철도 80량을 그대로 배에 실을 수 있는 ‘철도 페리’가 개발돼 인천~중국 옌타이 구간에도 곧 들어올 예정이다. 일본종단철도를 통해 모인 화물을 철도 페리에 싣고 한국 동해의 항구로 오면 화물열차가 그대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게 된다. 이 노선은 일본,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의 저개발 지역을 연계 개발하는 획기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동북아 물류 통합망’ 연구에 매진해온 그는 “다국적 물류기업인 디에이치엘이 한국에 물류기지를 두지 않을 수 없도록 될 때, 한국이 비로소 동북아 물류의 허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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