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01 21:14
수정 : 2006.06.02 16:45
책속의 한장면
<뉴욕스토리> 글·사진 임영균. 이룸 펴냄. 2만3000원
1982년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백남준의 대대적인 회고전이 열렸다. 전시회 첫날 백남준의 오랜 파트너인 첼리스트 샤로트 무어먼과의 퍼포먼스가 미술관 강당에서 공연되었다.
금발의 무어먼이 등장했다. 드레스를 벗고 가슴에 TV화면 두 개를 달았다. 그리고 TV화면에 첼로처럼 줄을 연결해서 연주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연주음 대신 끽끽거리는 소음만 울려나올 뿐이었다. 연주를 마친 무어먼은 자리에서 일어나 “첼로가 세상에 나온지 4백년만에 백남준이 첼로에 일대혁명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그러자 백남준은 기다렸다는 듯이 윗옷을 벗었다. 무어먼은 벌거벗은 백남준의 등을 끌어안고 다시 첼로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날 공연의 클라이맥스였다. (54쪽)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