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01 22:42
수정 : 2006.06.0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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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과학의 수수께끼
신동원 엮음. 한겨레출판 펴냄.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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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독서
첨성대가 과연 천문대냐? 고려청자 비취색의 비밀은 다 풀렸나? 무엇이 에밀레종을 그렇게 울게 만들었나? 이런 의문들은 사실 새로울 게 없다. 한국과학사에서 내세울만한 이 유명한 유물들에 대한 이런 류의 질문은 오래 전부터 되풀이 돼왔고 나름대로 이런저런 답들이 이미 제시됐다. 그렇다면 의문은 이제 다 해소됐나?
<우리 과학의 수수께끼>(신동원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는 바로 그 지점에서 탐구를 시작한다. 그런데 그 방법이 아주 참신하다. “나는 학생들에게 직접 발로 뛰어 찾아보고, 각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고, 다시 참고문헌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토론을 통해 글로 발전시켜나갈 것을 요구했다. 그런 과정을 거치는 사이에 차츰 학생들의 글에서 힘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발전을 보면서 ‘지식의 체화’가 있어야만 남에게 읽힐 만한 글을 내놓을 수가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달았다. 구체성과 현장성 강화! 이 두 가지가 학생들이 콘텐츠 부족을 뛰어넘는 결정적인 비결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 책은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인문사회과학부 교수인 지은이가 2004년 가을학기 한국과학사 수업 때 학생들과 함께 진행한 공동작업을 묶어 정리한 것이다. 지은이는 “정답을 강요하기보다는 학생들 스스로 정답에 근접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다”면서, “지식 확충보다는 지식을 얻는 방법론을 제시했다는 데 더 큰 의의를 두고 싶다”고 밝혔다.
그 결과 첨성대에 대한 의문에는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할 뿐”이라는 답이 나왔고 에밀레종(성덕대왕신종)은 성분조사 결과 아기를 희생물로 넣지 않았다는 점 등 새로운 사실들을 파악했으나 여전히 “1200년 전에 만들어진 에밀레종의 복원은커녕 그 성분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밖에 고려청자, 자격루, <동의보감>, 수원 화성,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얽힌 묵은 의문들에도 새로 도전한다. 각 장마다 옛 사료 번역문들과 참고사항들을 덧붙였고 끝에 ‘우리 과학 100년의 발전사’도 따로 넣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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