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헬로 키티-감성마케팅 전략
켄 벨슨·브라이언 브렘너 지음. 윤희기 옮김. 문이당 펴냄. 1만2000원 |
삭막한 세상 온기 지키려는 표현? 일본 특유의 귀여움에 대한 열망?
순수함을 간직하고픈 욕망? 여전히 궁금한 키티의 성공비결
달덩이 얼굴과 단추코, 입이 없는 고양이 키티는 올해로 32살이다. 그는 귀여움으로 무장한채 세계로 세력을 확장했다. 한번 빠져든 이를 놓아주지 않는 매혹녀로서 여전히 노익장을 발휘하며 매년 10억달러 매출을 올린다. 친정기업 산리오에겐 가계를 책임지는 믿음직한 누이다. 지은이들은 이 단순한 고양이의 성공 비결이 뭔지 알아내려고 문화, 역사, 마케팅 기법까지 들쑤시고 다녔다.
이 고양이의 비밀을 푸는 건 그리 녹록치 않다. 만화 <피너츠>를 보면 스누피가 냉소적인 개라는 걸 알 수 있지만 키티를 둘러싼 이야기 컨텐츠는 없다. 검은 선과 핑크빛 사랑스런 이미지로 이뤄진 키티는 빈 공간이다. 지은이는 “키티에게 놀라운 매력이 있다면 그것은 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사람들을 향해 말을 할 수 있다는 점과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서로 다른 말을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설명한다.
키티는 일본 특유의 귀여움에 대한 열망에 올라탔다. 1970년대 초부터 글씨체, 말투까지 귀여운 이미지가 침투한다. 지은이들은 이를 “삭막한 산업화 과정에서 그나마 개성과 온기를 지키고 싶어하는 일본식 대응”으로 읽기도 한다. 특히 여성들은 20~30대까지도 높은 목소리로 말하며 귀엽게 보이려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키티는 이런 현상을 부추기는 캐릭터로 보수주의자와 페미니스트들한테서 비판을 받는다. 페미니스트들은 키티에게서 순종적이고 무기력한 여성상을 발견했다. 그래서 데니스 우에하라라는 예술가는 키티의 머리에 총을 겨누는 퍼포먼스를 펼친다. 되레 키티의 성공에서 결혼제도에 편입하지 않은 채 자유롭게 소비하는 여성집단의 출현, 헌신이라는 관습에 반항하는 전복의 이미지를 캐내는 학자들도 있었다. 같은 이유로 보수주의자들은 유아 취향이라며 키티 마니아들을 공격했다.
|
넓적한 얼굴에 단추코, 입이 없는 고양이 키티. 32년 전에 태어난 이 귀여운 일본산 캐릭터 상품은 전세계에서 연간 10억달러를 벌어들이게 해주는 복덩이다. 이 단순한 고양이 인형의 성공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사진 산리오코리아 제공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