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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전문기자 출신들이 쓴 ‘여행 안내서’ 잇따라 출간
‘천년의 도시’ 프라하에서 습지생태계 ‘우포늪‘까지
알찬 정보와 맛깔나는 여행기록 ‘그득’
여행은 익숙한 것과의 이별이며 낯선 것과의 만남이다. 사람들은 여행을 하면서 겪는 이별과 만남의 짧은 과정에서 묘한 설렘과 자유를 맛본다.
휴가철이 다가왔다. 여행을 좋아하는 이라면 벌써부터 여행 생각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법하다. 오랫동안 준비를 해왔다고는 하지만 무턱대고 떠났다간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때맞춰 알찬 여행 안내서들이 많이 나왔다. 특히 신문과 잡지, 인터넷 매체 등 언론에서 오랫동안 여행담당 기자로 일했던 여행전문가들이 발로 체험한 여행 안내서들이 눈에 띤다.
<바람이 길을 묻거든>(경향신문사 출판본부)은 <경향신문> 여행전문기자인 최병준씨가 10년간 매주 2~3일씩 우리 땅을 밟으며 느끼고 체험한 것을 풀어낸 여행에세이다. ‘여행 산책서’라는 부제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이 이 책을 읽다보면 속도의 경제를 말하는 디지털이 판을 치는 지금, 느림의 미학을 말하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보여주는 필자의 여행관이 엿보인다.
따라서 이 책은 정보도 풍성하지만 장소의 느낌과 분위기, 감상에 더 초점을 맞췄다. 필자는 전남 장흥의 금당도에서는 비움의 기쁨을 맛보았노라고 했고, 충남 태안 의항과 구름포에서는 “버겁고 힘들 때마다 바다 귀퉁이로 달려가 숨고 싶은 곳”이었다는 고백을 털어놓는다. 감칠맛나는 글도 그러하려니와 특히 섬과 마을, 산, 절과 성당 등 26곳 여행지의 깊은 곳들을 한눈에 보여주는 사진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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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중세시대 성 가운데 가장 큰 규모라고 평가받는 프라하성의 야경. <한권으로 끝내는 퍼펙트 프라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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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동아>에서 10여년간 여행레저 담당기자를 지냈던 최미선씨의 글과 <동아일보> 사진기자로 일했던 신석교씨의 사진이 읽는이들을 프라하로 유혹한다. <노 플랜 사차원 유럽여행>(도서출판 부·키)는 로맨스 소설 작가이자 딴지관광청에서 여행기자로 활동하는 정숙영(일명 정박사, 미키녹스)씨가 유럽여행에서 겪었던 실수담을 엮은 가이드북이다. “몇년째 여행중독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필자는 아무 생각없이 두번씩이나 유럽 배낭여행을 떠나, 프랑스와 영국, 모나코,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라드, 베네룩스 3국, 네덜란드 등의 주요도시의 현지에서 저지른 모든 실수를 실감나게 정리했다. 따라서 필자가 몸으로 체험했던 ‘삽질’과 ‘무대뽀’는 배낭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유럽여행 시뮬레이션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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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섬 아그리젠토의 콘코르디아 신전. <에게, 영원회귀의 바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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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길을 묻거든>(최병준 지음)의 ‘전설을 울리는 범종소리, 부석사’편에 실린 소백산 전경. 경향신문사 출판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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