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출간 기념 방한 회견
"중국의 경제력을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 중국 전체의 경제규모는 이탈리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탈리아가 지금 세계를 위협하는가? 진정한 위협은 중국의 경제력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본질이다" 프랑스 총리실의 문화정책 브레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석학 기 소르망(Guy Sorman)이 중국 공산당의 인권탄압과 빈곤문제 경시 등을 강력히 비판한 최근작 '중국이라는 거짓말'(문학세계 刊)의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10월말 국립중앙박물관 이전 개관에 맞춰 방한한 이후 8개월여만의 방한이다. 4일 오후 주한프랑스문화원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중국의 경제발전은 저임금으로 국민을 착취해 얻은 결과일 뿐"이라며 중국 인구의 70%를 차지하는 농부들이 일종의 '정신적 빈곤'에 빠져있다고 진단했다. 소르망은 중국의 경제 성장세보다는 중국 공산당의 본질이 세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중국은 영원할 수 있지만 공산당은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책은 중국의 경제개혁 과정에서 소외된 한 마을에서 1년간 체류한 경험이 바탕이 됐다.그는 "중국 정부는 현재 1960-70년대 마오쩌둥 시대와는 또다른 성격의 독재를 하고 있으며, 저임금으로 국민을 착취해 수출상품을 만드는 바람직하지 못한 경제발전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기 위해 책을 썼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 베이징에서 당 고위간부들을 대상으로 중국어판이 출간됐다"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중국의 실상은 대체로 정확하게 파악했지만 공산당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신뢰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유감이라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중국의 경제발전이 민주화를 이끌어낼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경제발전과 민주주의 사이에는 어떤 인과 관계도 없다. 빈국이지만 민주주의를 갖추고 시작한 인도 같은 나라도 있다. 한국과 대만의 경우 민주주의의 욕구가 시작된 것은 본격적인 경제발전 이전이었다"는 것. 중국에 불고 있는 한류 바람에 대해서도 "공산당이 적대감을 보이고 제어하기 위해 애쓰고 있을것"이라고 분석했다. "한류가 불법복제 DVD와 TV, 인터넷 등을 통해 급격하게 퍼지고 있는데다 외국에서 도입된 것일 뿐만 아니라 다분히 개인주의적인 문화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그의 진단이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북한의 인권 상황은 1960년대 중국의 인권 상황과 흡사하다"며 "다만 북한은 현재 정치ㆍ경제 차원에서 전혀 변화가 없다. 북한 인권상황의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래 기자 yongla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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