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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데이비드 스즈키·홀리 드레슬 지음. 조응주 옮김. 샨티 펴냄. 2만5000원 |
자원의 보존과 가치라는 ‘지속가능한 세계’ 위한
2차 산업혁명이 도래하고 있다는 <굿뉴스>
무조건적인 자본주의 적대감 경계하면서도
대외원조 통해 지구촌 빈곤해결 낙관하는 <빈곤의 종말>
<굿뉴스>(샨티 펴냄)와 <빈곤의 종말>(21세기북스 펴냄)은 제목 그대로 ‘희망’을 얘기한다. 그렇지만 둘 사이에는 문제를 보는 시각과 관심대상에서 차이가 있다.
왜 ‘굿 뉴스’인가? “환경을 위해 싸우려면 희생과 금욕으로 무장해야 하며, 환경파괴가 걱정되는 사람이라면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자기 통제와 감시를 생활화해야 한다는 식의 태도였다. 그러니까 지구를 구하려면 육식, 커피, 여행 따위는 포기해야 되는 줄 알았다. 한마디로 더 깨끗한 공기와 물을 위해, 그리고 식물과 토양과 동물을 보존하기 위해, 인간은 인생의 재미를 조금 포기하고 자기만족을 추구할 기회도 덜 가져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게 아니라니 얼마나 ‘좋은 소식’인가. “인류가 지구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삶을 지탱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사는 일에 투자하면 인류는 오히려 ‘두배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는데.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는 버려야 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둘 다 가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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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의 종말
제프리 삭스 지음. 김현구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2만8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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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독한 빈부격차와 급속한 자원·환경 파괴로 빨간등이 켜진 자본주의체제는 이대로 지속가능할까? 인도 뭄바이의 기찻길 옆 빈민촌. 3미터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을 통과하는 기차에 치어 다치거나 죽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다른 위생시설이 없어 사람들은 배변행위도 기찻길에서 한다. 21세기북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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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극단적 빈곤’ 해결 가능해 <빈곤의 종말>은 현재 해마다 800만명 이상이 가난 때문에 죽어가는 지구촌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데서 ‘희망’을 본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하루 소득이 1달러 이하인 극단적 빈곤인구는 1981년 약 15억명에서 크게 줄기 시작했으나 2001년 현재까지도 11억명에 이른다. 하루 소득 1~2달러로 살아가는 중위의 빈곤인구는 16억명. 지난 20년간 세계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분투해온 제프리 존스 교수는 2015년까지 빈곤을 절반으로 줄이고 2025년까지는 극단적 빈곤을 없애자는 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 달성에 낙관적이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경제특별고문으로도 활동해온 그는 세계 부자나라들이 향후 10년 동안 대외원조를 좀 늘려준다면 이런 목표달성은 가능하다고 본다. 그는 자본주의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보기에 빈곤의 극복은 빈자들을 발전과 성장으로 가는 사다리의 첫 계단에 올려놓기만 하면 성공한 거나 마찬가지다. 요컨대 빈곤은 생존마저도 여의치 않아 축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 또는 패망한 사회주의체제나 초기 비동맹시절처럼 패쇄적 발전정책 등 전략상의 오류 때문에 심화된 것이며, 외부의 지원을 통해 그들에게 그런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만 하면 극복 가능한 것이다. 여기에는 지구자원이나 환경이 인류의 무한발전을 물리적으로 보장해줄 수 있을까, 지금의 빈곤문제는 단지 빈자들 탓인가 등의 <굿뉴스>가 갖고 있는 문제의식은 희박하다. 제프리 존스도 미국과 대기업, 국제통화기금 등 강자들의 자기중심적 행태를 비판하면서 무분별한 세계화, 신자유주의 폐해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있으나 제한이나 규제 등 ‘개량’적 차원이 아니라 가치체계 내지 문명 자체의 근본적 전환을 희구하는 <굿뉴스>쪽과는 다르다. 존스는 반세계화운동에 대해서도 그 도덕적 열정에는 동의하지만 경제성장과 대폭적인 빈곤 감소 효과를 가져다준 세계화를 긍정하면서 자본주의에 대한 무조건적 적대감을 경계했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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