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20 19:40
수정 : 2006.07.21 16:23
|
삼성퇴의 청동문명 1·2
웨난 지음. 심규호·유소영 옮김. 일빛 펴냄. 각권 1만5000원
|
중국 작가 웨난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 같다. 유적 발굴을 소재로 한 그의 작품은 유적 주인공들의 얘기를 생생하게 전하면서 사회주의 중국 현실을 대비시킨다. 그는 <부활하는 군단>에서 진시황 병마용을, <하북성 준하의 정릉>에서 청나라 황제들 능을, <주구점의 북경인>에서 베이징원인을, <열하의 피서산장>에서 청나라 황제들의 여름궁전을, <마왕퇴의 귀부인>에서 한나라 시대 양쯔강 이남의 문물을, 그리고 <황릉의 비밀>에서 쇠락하는 명나라 말기의 역사를 생생하게 재구성해 들려줬다. 르포도 아니고 픽션도 아니고, 그렇다고 요즘 유행하는 팩션도 아니다. 굳이 이름붙이자면 ‘발굴기록 문학’ 혹은 ‘고고 문학’이라고나 할까. <삼성퇴의 청동문명>에서 웨난은 3천년 황하문명이 꽃피던 시절 촉 지방, 지금의 쓰촨지역 평원에서 일어났던 청동기 문명을 박진감있게 들려준다. 그의 얘기를 듣노라면, 황하문명을 포함한 이른바 세계 4대문명이라는 것도 먼저 발굴되어 의미를 부여한 덕택에 대접받고 있을 뿐임을 알게 된다. 유적발굴 과정에서 대비되는 사회주의 중국의 현대사와 현실은 사실 웨난이 전하고자 하는 현대중국 지식인의 고민이기도 하다.
정의길 기자 Egil@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