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21 20:22
수정 : 2006.07.21 20:22
제3세계 지식인들은 바쁘고 또한 괴롭다. 따라잡아야 할 제1세계 주류 학문의 최신 트렌드가 끝없이 이들을 괴롭힌다. 최근 그 목록에 레오 스트라우스가 추가됐다.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미국 네오콘의 대부다.
그와 관련된 책들이 이미 몇 권 국내에 소개됐는데, 이번에는 레오 스트라우스가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고찰한 책이 번역됐다. 남의 나라 사상가의 속내를 들여다보는 일이 지겨운 구석은 있지만, 이 책은 대단히 흥미로운 저술이다. 마키아벨리와 네오콘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스트라우스의 〈마키아벨리〉는 다양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스트라우스는 이 책에서 마키아벨리를 ‘비판적으로 독해’한다. 마키아벨리는 도덕과 이익 가운데 이익을 추구하려는 태도를 극대화했다. 스트라우스가 보기에 그런 점에서 마키아벨리는 근대의 창시자이며 ‘악의 교사’다. 스트라우스는 “미국이야말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마키아벨리의 원칙에 정면으로 반대해 이뤄진 나라”라고 본다. “미국은 범죄가 아닌 자유와 정의에 기반한 나라이며 자유의 보루이고, 아메리카니즘은 마키아벨리즘과 정반대의 것”이라고 선언한다.
그러나 다시 한번 흥미롭게도 스트라우스의 마키아벨리 독해를 따라가다 보면, 시대를 넘는 두 학자의 공통점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를 더 풍부하게 이해하는 동시에, 스트라우스의 육성을 직접 접할 기회다. 구운몽/2만5000원.
안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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