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21 20:25
수정 : 2006.07.21 20:25
사비 털어 만든 ‘전집’ 판촉 나선 박승욱 시민발전 대표
이 기사는 광고성 홍보기사다. 그것도 대단히 노골적이다. 그 사연은 이렇다.
박승옥 시민발전 대표(사진)는 요즘 시름이 깊다. 그는 지난 6월, 박현채 전집을 펴냈다. 자신을 포함해 각계각층의 인사 20명을 모아 발간위원회를 꾸리고 고인의 생전 저술을 모은 지 2년여 만의 결실이었다.
박현채가 누구인가. ‘민족경제론’으로 대표되는 한국 진보 지성계의 거목이다. 그를 빼놓고 한국의 저항담론을 논할 수 없다. 그러나 죽은 지 11년이 지나도록 그를 기리는 평전 하나 제대로 나오지 못했다. 근본적으로는 진보 지성계의 토양이 척박한 탓이다. 여기에 대학이나 연구소에 오랫동안 자리잡지 못했던 박현채의 파란만장한 삶에도 이유가 있다. 제자가 없으니 스승을 기리는 후학들이 마땅치 않았던 것이다.
현직 학자들 가운데 박현채의 사상에서 학문적 세례를 받은 이가 없지는 않다. 다만 박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너무 손쉽게 박현채를 버린” 이들이 많다. 그 가운데 일부는 이제 신우익(뉴라이트) 진영에서 새로운 이데올로그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이래선 안되겠다 싶어, 박 대표가 모금에 나서 종잣돈을 만든 뒤에 책을 낸 것이다. 1961년 석사논문부터 시작해 저작·대담·토론·수기·사진자료 등을 모아 7권에 담았다. 모두 500세트의 전집을 펴냈는데, 여기에 1억5천만원이 들었다. 그 대부분은 판매대금으로 ‘후불’하기로 약정된 돈이다. 지금까지 100여질이 팔렸고, 나머지는 모두 빚이 됐다. 고스란히 박 대표가 떠안았다.
“사회적 가치를 우선시하고 농업을 강조하며 국민경제를 중시했던 박현채의 사상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서도 중요합니다. 지금이야말로 박현채의 민족경제론을 재조명할 시기입니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박현채 읽기’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박 대표는 지금 뜻있는 인물을 뜻있게 기억하는 일을 외면하는 ‘학문적 풍토의 빈곤’에 대해 유감이다. 그 뜻을 나눠 가지려면 책 한질씩 사면 된다. 구입 문의는 (02)734-6005.
안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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