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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24 21:17 수정 : 2006.07.24 21:17

한젬마씨, 출신 지역별로 묶은 책 2권 한꺼번에 내

‘그림 읽어주는 여자’ 한젬마(36)씨가 〈화가의 집을 찾아서〉 〈그 산을 넘고 싶다〉(샘터) 등 책 두 권을 한꺼번에 냈다. 근현대 화가 스무 명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지역단위로 묶어서 소개하고 있다. 〈화가의 집…〉은 충청, 경상, 강원, 〈그 산을…〉은 전라, 제주지역 화가를 소개했다. 내년쯤 나올 세번째 책은 서울 경기지역을 아우를 예정이다.

“현지답사 전에 유족들과 통화하면서 도둑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했어요.”

화가의 생가, 생장지 등 흔적을 찾는데 무척 힘이 들었다. 생가의 외형이 변한 것은 물론 기껏 찾아가도 대상건물이 옮겨가 허탕치기 일쑤였다. 예컨대 양달석의 경우 3년동안 면서기로 일한 면사무소를 찾아가니 그가 그만둔뒤 옮겨온 자리였다. 또 어렵게 인터뷰 약속을 잡았지만 유족이 타계해 무산되기도 했다.

화가의 지명도에 따라 자료 또는 흔적의 보전 정도가 비례하는 것은 화단 현실과 흡사하다. 즉 자료가 너무 흔하거나 유적이 많이 보존된 화가가 있는가 하면 전혀 남아있지 않거나 화비 형태로만 남아있기도 하는 것. 이런 조악한 현실 앞에 “내 작업은 작은 씨앗일 뿐이다, 누군가 물을 주고 가꿔 키워나갔으면 한다”는 한씨 말이 겸사로만 들리지 않는다.

이 책은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와 〈김병종의 화첩기행〉의 전철을 따랐다. 우리문화에 대한 애정과 근현대 화가의 자취를 더듬는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그 산을 넘고싶다〉는 책 표제만큼이나 그가 더듬은 화가들은 한씨한테 넘어야 할 산으로 다가온 듯하다. 그 스스로 화가인 한씨한테 이러한 선배들 자취를 찾아가는 과정은 독자들에게 콘텐츠를 전달한다는 측면보다 스스로 배우는 면이 더 커보인다. 그래서일까, 화가의 도록을 펼쳐보며 느낀 생각이라든가, 화비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 등 생경한 장면이 여과없이 실려있다.

운보의 집과 바보산수의 정원, 한사람이 누우면 꽉 차는 장욱진의 집그림과 그가 머물던 거처의 비교 등은 설득력있게 들린다. 하지만 박생광의 무속적 분위기와 호국사(진주), 도선사(서울)는 연결시키지는 못한다.

서울 경기지역을 취재중이라는 그는 흔적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화비나 표지석 기행이 되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림과 어떻게 연결시킬지는 고민중이라고 했다. ‘매스컴이 키운 필자’ 또는 60만부 이상 팔린 전작 〈그림 읽어주는 여자〉의 이름값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임종업 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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