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27 21:10
수정 : 2006.07.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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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에 담은 자유 로모
안욱환 지음. 이지북 펴냄. 1만37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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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5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빈에서 온 학생들이 거리의 도깨비 시장에서 볼품없는 기계식 카메라 하나를 집어들었다. 같은 해 소련의 패망과 함께 생산 중단된 로모 LC-A 모델이었다.
그들은 이 카메라를 들고 여행의 풍경을 찍기 시작했다. 서방의 최신식 카메라가 실어나르는 깔끔한 이미지에 익숙했던 이들은 이 구닥다리 카메라가 보여주는 독특한 색감과 질감에 매혹되었다. 로모 카메라가 입소문을 타고 예상치 못한 인기를 끌면서 러시아의 공장은 다시 돌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매달 3000개씩 한정생산되는 로모 카메라는 전세계의 눈 밝은 동호인들을 찾아갔다. 사진을 한 장씩 찍을 때마다 손으로 필름을 돌리고, 피사체의 거리를 눈대중으로 맞춰서 수동으로 촛점을 조절해야 하는 이 황당한 기계는 물론 한국에서도 매니아층을 거느리기 시작했다. 2000년을 전후해서 동호회도 생겨났다.
국내에선 드문 로모 카메라 전문가인 안욱환이 이 독특한 카메라의 역사와 사용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상품으로서의 로모가 아닌 문화로서의 로모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이야기들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책의 분량은 162쪽.
김기태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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