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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20 20:36 수정 : 2006.08.20 20:36

세계적 불교학자 랭커스터 교수 인터뷰

세계적 불교학자인 루이스 랭커스터 버클리대 명예교수가 세계전자문화지도협의회(ECAI) 등이 주관하는 국제학술대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랭커스터 교수는 미국에서 동아시아 불교 연구를 개척하고, 관련 자료를 디지털 데이터로 옮겨 축적하며, 이를 다시 서구 학자들이 두루 사용할 수 있도록 애써 왔다. 일흔다섯의 나이에도 여전히 불교 연구에 심취해 있는 그를 17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만났다.

-한국 불교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안다.

=한국 불교는 다른 나라의 불교에 비해 매우 강한 수행과 실천의 요소를 갖고 있다. 중국 송대의 불교와 비슷한데, 그런 불교는 지금 중국에서는 사라졌다. 이 점이 내가 한국 불교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이유다. 연구하다 보니, 한국 불교의 역사가 단순히 중국 불교를 모방한 게 아니라는 점을 알게 됐다. 어떤 이들은 한국 불교가 중국에서 유래됐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4세기 중반 지금의 터키를 포괄하는 ‘북방 지역’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 불교가 독특한 방식으로 성립된 듯하다. 한국 불교 연구 과정에서 지난 1988년부터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디지털화 작업을 시작해, 한국내 연구자 및 승려들과 공동으로 이 작업을 끝내기도 했다. 팔만대장경에는 요즘엔 쓰지 않는 옛 한자도 많아서 1만3천자의 한자를 일일이 컴퓨터에 새로 입력해야 했다.

팔만대장경 디지털 작업 동참 2~3년안 검색 프로그램 나올것

-팔만대장경을 디지털화하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대장경은 언어와 나라별로 여러 판본이 있다. 티베트의 대장경이 있는가 하면 대영박물관에도 대장경이 있다. 각 대장경을 일일이 필사해 검토하기란 대단히 힘든 일이다. 대장경의 디지털화 작업으로 인해, 동아시아 불교에 관심있는 연구자들이 좀더 쉽게 이 자료를 서로 비교 연구할 수 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세계 모든 대장경을 저장하고 서로 검색·비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금도 개발중이다. 2~3년 뒤면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이다.

-불교를 통해 동아시아를 이해하는 것의 가치는 무엇인가?

문화 외 정치·경제 등 아울러야 아시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어

=어떤 점에서 아시아에 대한 (서구인들의) 관심은 아시아에서 일어난 전쟁 때문에 촉발됐다. 그러나 어떤 지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치·경제적 요소 외에도 모든 측면을 두루 봐야 한다. 최근 이슬람에 대한 서구의 태도에서도 이런 문제가 등장하고 있다. 다행스런 것은 적지 않은 미국인들이 문화의 관점에서 아시아를 이해하려 한다는 점이다. 내가 공부를 시작한 1954년에는 불교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매우 드물었지만, 이제는 아시아 종교 과정이 개설되지 않은 대학이 없다.

-앞으로 연구 계획은?

=현재 원효의 글을 영어로 번역하고 있다. 내가 지금까지 읽어본 어떤 불교 경전과도 다른 독특한 글이다. 방대한 자료를 인용하며 글을 써내려간 원효는 천재다. 그의 글을 영어로 옮기는 게 힘들지만 꼭 끝내고 싶다.

글·사진 안수찬 기자 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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