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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앨빈 토플러·하이디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청림출판 펴냄. 2만4800원 |
미래학 선지자 토플러, 이번엔 ‘부’로 미래 내다보기
제3의 물결(정보화)로 옮겨간 지식기반 경제국가에서
제2의 물결(산업화) 빈국으로 제조업 이전하면 가난 퇴치
빈곤의 정치·사회적 의미 누락한 단순한 낙관 “글쎄…”
앨빈 토플러는 아마도 한국 정치인들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외국 학자일 것이다. 토플러는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다. 그의 한국 강연은 청중들로 가득 찼다. 2001년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대담을 했다. 2005년엔 북핵 문제로 미국을 방문한 정동영 당시 통일부 장관이 바쁜 시간을 쪼개 로스앤젤레스에서 그를 만났다. 일반 대중에겐 낯선 다른 세계적 석학들과 달리, 토플러는 한국 대중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인물이다.
그의 한국내 인기는 온전히 80년대 초에 펴낸 <제3의 물결> 덕이다. <제3의 물결>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에 충격을 줬다. 잘 알려져 있듯이, 제1의 물결은 농업혁명, 제2의 물결은 산업혁명, 제3의 물결은 정보지식혁명을 뜻한다. 그는 이제 공간적 거리는 의미가 없으며, 한순간에 지구 끝까지 갈 수 있는 첨단 정보기술을 장악한 자가 새로운 물결을 지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를 통해서 대중들에게 알려진 미래학이란 생소한 분야는 처음엔 학문이라기 보다는, 공상과학 소설에 가깝다는 비아냥을 받기도 했다. 80년대를 지나며 그가 예측한 ‘정보지식사회’가 현실화하자 토플러는 일약 미래를 정확히 내다본 선지자란 찬사를 받았다. 지금은 당연시되는 ‘재택근무’란 개념도 그의 책에서 그 모습이 그려졌다.
한국민들이 특히 그에게 열광하고 그 역시 한국에 강한 관심을 보이는 데는, ‘제2의 물결’ 때까지만 해도 그저 그런 아시아의 조그만 나라가 정보지식화라는 단계에선 세계 최고 수준의 속도로 내달리고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정보지식혁명은 어떤 방향으로 귀결될 것인가. 토플러는 새로 펴낸 책 <부의 미래>(Revolutionary Wealth)에서 ‘부’(wealth)라는 개념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려 시도한다. 그는 21세기 진입을 전후해 벌어진 세계적 사건들, 9·11테러나 이라크 전쟁, 쓰나미, 1997~98년 아시아 금융위기, 중국의 급부상 등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제공했다고 말한다.
그는 “인쇄 매체, 인터넷, 텔레비전, 휴대전화 등 모든 매체들이 이에 관한 보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야기는 부의 변화에 관한 기사들은 묻히고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혁명이 “상호 연관성이 없어 보이던 수천 가지의 변화들을 한데 모아서 새로운 경제 시스템으로 만들었”듯이 부의 혁명적 변화도 산업혁명과 비슷하게, 어쩌면 파급력에선 훨씬 더 크고 광범위한 대격변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
‘제4의 물결’은 부의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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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기 ‘제3의 물결’을 예견했던 앨빈 토플러는 이제 역사적으로 전례가 없는 새로운 부 창출 시스템이 창조되고 있다고 말한다. ‘부의 혁명’은 세계 빈곤퇴치에도 절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그는 내다본다. ‘절호의 기회’란 예컨대 부의 흐름이 새로 집중되고 있는 동아시아지역의 한국처럼 지식경제체제로 전환한 나라들이 제조업을 가난한 농업국가로 옮기는 것 등을 가리킨다. 청림출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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