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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08 18:27 수정 : 2005.04.08 18:27

북핵위기의 전말

지미 카터 평양행이 좌절됐다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90일 안에 미군 사상자 5만2천명, 한국군 사상자는 49만명에 이를 것이며 북한쪽에서도 대량의 사망자가 나올 것이다.” 1994년 5월18, 윌리엄 페리 당시 미 국방장관 등이 빌 클린턴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돈 오버도퍼가 <두개의 코리아>에서 기술한 이른바 북핵 1차위기 때의 한 대목이다. 그해 6월15일 지미 카터의 평양행이 좌절당했다면 세상은 달라졌을지 모른다.

2002년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을 계기로 다시 불거진 북핵 위기는 지난 2월10일 북한 외무성의 핵무기 보유 발표 이후 고비를 맞고 있다.

1994년 제네바 회담 미국쪽 수석대표였던 갈루치 등 당시 대북협상 주역들이었던 공저자들은 관계자들과의 대화록, 메모, 국가안보회의 회의록, 외교문서 등 방대한 자료와 기억들을 토대로 그때 그 순간들을 꼼꼼하게 되살려 놓고 있다. 피할 수 없이 ‘그들 본위’이지만 당시 상황 정리에 유익하다. 최근 상황까지 넣어 여러 해법을 제시하는데, 여전히 대화와 협상을 강조한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우리가 몰랐던 조선시대 악인들


소리가 질서를 얻어 음이 되고, 음이 악기와 춤을 만나 악이 된다. 음악은 곧 정치와 통한다. 따라서 악인은 질서의 나팔수이어서 당대의 지배담론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시와 악은 통하고 사대부는 이를 기본한 탓에 거문고는 사랑방의 필수품이었다. 문제는 기존의 관행과 신분이 어긋나는 지점에서 명민함이 발현된다는 점이다. 하여 악인들은 얼추 시대와 불협화의 표정을 짓는다.

음은 생성된 즉시 사라지고 악인 또한 시간과 더불어 스러져갔거니, 악인의 자취만이 세인의 입을 거쳐 짧은 글월로 정착되었고 그나마 일화로 전해질 따름이다. 편만한 사대부야 기록자들에게 관심 둘 바 아니었을 터. 기생들의 행적이 전하여 다시 열전에 오름은 빼어남 외에 기록인이 남성임에 기인한 듯하다.

이 책은 삼국·고려를 아우르나 본디 조선시대 악인전이다. 노래, 악기, 음률, 악보 등을 구분하여 왕, 사대부에서 천민에 이르기까지 160여명을 소개한다. 몇몇 교과서적인 인물을 빼면 듣도 못한 이들이다.

각종 사서, 왕조실록, 개인문집, 잡기·야담 등을 원전 삼아 흩어진 악인의 침과 땀을 모았다. 자료를 직역해 엮어 사료적 가치도 쑬쑬하다. 임종업 기자

외설적인 엉덩이, 예술적인 엉덩이

엉덩이는 생명의 신비와 섹스의 관능이 응집된 부위이다. 직접 말하면 쑥스럽거나 외설스럽고 그림, 소설 따위로 간접화하면 예술이다.

지은이 또한 다르지 않아서 직접 얘기할 때는 사뭇 학술적 표정으로, 에두를 때는 한편의 에세이처럼 한껏 멋을 부린다. 엉덩이는 묘사대상이다. 1535년 프랑스에서 에로틱 풍자시의 주요 소재가 되었고 화가들 역시 목욕탕과 거울 속에서 엉덩이를 엿보았다. 저자는 목욕 중이었던 엉덩이가 1914년에 이르러 비로소 침대로 올라왔다고 적고 있다.

‘춤과 더불어 엉덩이는 엉덩이임을 행복해했다’는 기술은, 따라서 이례적이다. ‘춤추는 엉덩이는 고통과 관능이 충돌한다. 1212년 가톨릭공의회는 안식일을 범하는 것보다 춤이 더 큰 죄임을 선언한다.’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 매양 이렇다.

‘엉덩이는 멍울도 꼭지도 없다’ 대목에서는 천진스럽고, 남자들이 여성의 다리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그 다리들의 연결 부위가 벌어지기를 바라기 때문이라는 대목은 의뭉스럽다. 지하철에서 이 책을 펼칠 때는 주의할 것. 주위의 시선이 책, 얼굴을 거쳐 엉덩이로 향할 지도 모른다. 임종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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