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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15 17:48 수정 : 2005.04.15 17:48

다이 시지에 자전적 장편소설 ‘발지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중국계 프랑스 작가 다이 시지에(51)의 자전적 장편소설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 소녀>(이원희 옮김, 현대문학)가 다시 나왔다. 프랑스어판이 나온 2000년에 <소설 속으로 사라진 여자>라는 제목으로 한 차례 소개됐던 작품이다.

다이 시지에의 처녀작이기도 한 소설은 문화혁명기 중국을 배경으로 삼는다. 주인공은 부모가 의사라는 이유로 농촌으로 ‘하방’된 십대 후반의 두 소년과 그들이 내려간 농촌에서 만난 ‘바느질하는 소녀.’ 소설 첫 장면에서 두 소년이 가져 온 바이올린을 ‘부르주아 장난감’이라며 불살라 없애려 하는 마을 촌장에게 연주를 들려주는 장면은 상황의 심각성과 비극성을 희극적인 터치로 소화해 보인다. 소년들은 모차르트의 소나타를 ‘모차르트는 언제나 마오 주석을 생각한다’는 제목의 노래로 소개함으로써 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소설은 두 소년이 우연한 기회에 손에 넣게 된 발자크 등 프랑스와 서구 소설 번역본을 몰래 읽는 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념서적 이외에 다른 읽을거리가 온통 금지되다시피 한 상황에서 두 소년은 ‘산골의 공주’인 바느질하는 소녀와 함께 이 부르주아 소설들을 읽는 일에 푹 빠져든다. 두 소년이 바느질하는 소녀와 사랑에 빠짐은 물론이려니와, 소설의 묘미는 발자크의 가르침에 온몸으로 반응하기로 한 소녀가 혼자서 대도시로 떠나가는 결말에 있다. 소녀가 체화해 남긴 발자크의 가르침: 여자의 아름다움은 비할 데 없을 만큼 값진 보물이다. 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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