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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2 18:03 수정 : 2005.04.22 18:03

윤후명 장편 ‘삼국유사 읽는 호텔’

윤후명씨의 연작 장편소설 <삼국유사 읽는 호텔>(랜덤하우스중앙)이 출간되었다.

평양 양각도호텔에서 묵으며 밤이면 <삼국유사>를 읽는 주인공 사내의 3박4일 평양 여행을 다루고 있다. 윤후명 소설의 특장이라 할 여행담의 형식을 띠고 있다는 점, 그 여행지가 다름 아닌 평양이라는 점, 그렇게 떠나 간 특별한 여행지에서 하필 <삼국유사>를 읽는다는 점 등이 어울려 소설은 기묘한 울림을 준다.

주인공 ‘나’는 체육관 기공식과 공연 및 운동경기 등을 참관하느라 일행들과 함께 육로로 평양에 들어간다. 그러나 호텔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마음대로 나가지 못하는데다 일행들도 모르는 사람뿐이어서 그는 우연히 손에 들어온 북쪽 번역의 <삼국유사>를 읽는 일을 소일로 삼는다. 소설을 이루는 네 편의 연작은 <삼국유사>를 <구지가>와 동식물 관련 기사, 불교의 발자취, 향가 등으로 나누어 들여다본다.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문체, <삼국유사>와 우리 옛말, 꽃과 식물 등에 대한 깊은 이해가 돋보인다. 그러나 이렇다 할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채 <삼국유사>에 대한 설명과 재해석, 주인공-화자의 개인사에 대한 단편적인 회고, 북쪽 체제의 경직성과 분단 현실에 대한 사유 등이 갈마드는 소설은 에세이적 면모를 강하게 띤다. 소설 형식을 빌린, <삼국유사>에 대한 오마주로 받아들이고 싶다.

최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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