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4.29 17:09
수정 : 2005.04.2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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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땀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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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착취 역사 되밟아 ‘탈출구’ 찾는 2권의 책
현재 노동자들은 ‘팽’당할 위기 속에서 굴욕적으로 노동한다. 정보화의 상징 인터넷은 집과 사무실의 경계를 지웠다. 그뿐인가. 지하철 등 이동하는 공간조차 업무와 관련해 휴대전화가 울어댄다. 그 틈에서 경영 관련 서적을 보면서 다른 인생을 꿈꾼다. 경영 또는 경영자에 ‘대한’ 책이 경영자를 ‘위한’ 책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어쩌다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일의 발견>, <피 땀 눈물>의 저자들은 노동과 경영의 자취를 되밟음으로써 탈출구를 모색한다.
자고로 ‘일’ 자체는 변하지 않았으나 그것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는 데서 논의를 시작한다. 원시시대에는 놀이와 일이 구분되지 않았으나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하고싶지 않은 어떤 것’으로서 변화되었다는 것.
산업혁명의 핵심은 증기기관이 아니라 시계다. 시계가 없을 때는 ‘해야할 일의 양’이 노동계약 조건이었으나 시계의 등장과 함께 시간회계와 시간할당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그 변화는 성과급으로 승계된다. 철강공장의 작업반장 테일러는 기계성능 재듯이 노동자의 작업량을 측정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과학적 경영’의 시초다. 이는 포드사의 컨베이어벨트로 세분화하는 분업으로 진화해 제조업 혁명을 가져왔다. 동시에 ‘값비싼 노동자’들은 소비주체로 전화하면서 소비사회의 거대한 문을 연다. ‘직장에서의 자유’를 희생한 댓가로 ‘시장에서의 자유’ 즉 소비하는 기쁨을 얻은 것. 반면 고용주들은 노동자에게 개인적 시간까지 팔아버릴 것을 요구한다.
생산성 향상, 말을 바꾸면 노동착취는 진화를 거듭한다. 자발성과 ‘또래압력’을 활용하는 팀워크, 피드백 방식이 아닌 전과정에 걸친 품질관리(TQM;종합적 품질경영), 피라미드 구조 위쪽을 깎아버리는 리엔지니어링 등등. 노동자들은 언제든 실직 가능성 앞에서 필사적으로 일해야 한다.
열매는 CEO들한테 더 돌아가고, 노동자들은 지하철에서 경영서적을 읽으면서 그것은 당연하다고 세뇌당한다.
저자는 의미 있는 삶을 위해 현실을 직시할 것을 권한다. 출구는 일과 놀이의 재결합 또는 일터에서의 자유 회복. 그러자면 시장에서의 자유를 제한하라고 충고한다. 쉽게 말해 적게 벌고 적게 쓸 각오면 노동과 여가의 즐거움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거다. 임종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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