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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9 17:13 수정 : 2005.04.29 17:13

시방 여그가 그 꽃자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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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수려한 풍광에 취해, 사상에 젖어

소설가 한승원(66)씨가 40년 간의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인 전남 장흥으로 내려간 것은 1997년이었다. ‘해산토굴’이라는 이름의 집필실을 새 거처로 삼은 그는 자식들에게 “잘 봐라. 여기가 내 무덤이다”라고 말했다. 그것은 살아 있는 한 글을 쓸 것이고, 글을 쓰는 한 살아 있으리라는 자기 다짐의 선언이기도 했다. <시방 여그가 그 꽃자리여>는 그가 소설을 쓰는 틈틈이 남도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보고 느낀 바를 기록한 여행 산문집이다. 수려한 풍광과 순후한 인심, 맛깔스런 음식 등이 어우러져 남도는 많은 이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고 있다. 작가 한씨는 그런 외형적인 것들에 더해 남도의 정서와 사상 역시 여행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강진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를 오가는 오솔길을 두고 그가 “한국 최고의 관광길로 보존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일 때 그는 다산 정약용과 아암 혜장스님의 인간적·사상적 교유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다. 다산의 형인 손암 정약전의 유배지였던 흑산도와 우이도, 추사의 수제자였던 허소치의 근거지인 진도 운림산방, 문둥이 시인 한하운의 아픔이 어려 있는 소록도 등이 두루 비슷한 맥락을 지니고 있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청일전쟁’ 국제정세 생생한 재연

1882년 7월 조선에 임오군란이 일어나자 일본이 파병하고 이에 질세라 파병을 서두른 청나라는 대원군을 납치해간다. 1883년 3월 청-프랑스 전쟁, 1884년 12월 갑신정변, 1894년 2월 동학 농민전쟁 시작, 3월 김옥균 암살, 7월 청-일전쟁 시작. 1895년 2월 청의 북양함대 일본해군에 괴멸, 4월 녹두장군 전봉준 처형, 10월 명성황후 시해.


<청일전쟁>(원제 ‘강은 흐르지 않고’)은 임오군란 직후 이 땅에 발을 디딘 조선 파병 청국군 사령관 막료 위안스카이 주변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청의 청-일전쟁 패전 때까지 조선·청·일 등의 역사적 인물과 사건들을 무수히 등장시켜 당시상황을 재생한다. 신문기사와 외교문서, 궁정기록 등에다 작가적 상상력을 정밀하게 배합했다. 일본제국주의의 발흥과 조선 비극의 출발점이 된 1백여년 전의 역사적 상황을 당시 국제정세까지 넣어 포괄적으로 되새겨보게 만든다. 한반도를 무대로 한 그때 그 사건들을 이방인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일본 고베 출신의 저명한 중국인 화교 작가 천순천(진순신)이 원래 3권이었던 책을 10여년 만에 하나로 합본하고 손질해 완성도를 높였다.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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