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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4.29 18:35 수정 : 2005.04.29 18:35

통섭: 지식의 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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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설명하는 진리는 여럿인가?’

사회생물학의 창시자이자 학문 통합의 길을 줄곧 제시해온 에드워드 윌슨(79·미국 하버드대학 생물학과 석좌교수)이 자신의 역작 <통섭: 지식의 대통합>(1998)에서 던지는 가장 큰 물음이다. 하나의 세상을 설명하는 방식이, 자연과학과 인문학에서 다르고 인문학과 사회과학에서 다르다면 진리는 여럿이 될 수 있느냐고 그는 반문한다.

그의 대답은 진리는 ‘통일성’을 지니므로 당연히 “지식의 대통합”도 가능하며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이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다.

인간 정신의 가장 위대한 과업을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이라고 주장하는 윌슨은, 이 책에서 세계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려 애썼던 고대 그리스 사상에 경의를 표하고,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그리고 윤리와 예술의 세계까지 오가며 지식 대통합의 가능성에 문을 두드린다. 한편으로 포스트모더니즘은 이런 대통합 흐름의 상극으로 지목돼 비판의 도마에 오른다.

자연과학이 예술·윤리까지 어울릴 수 있어야 한다는 통합론은 과학의 길이 위태로워 보이는 현대사회에서 더욱더 필요해진다. 그는 유전자 조작의 시대에 대해, 그리고 갈수록 자연에서 멀어지고 과학기술에 의존하는 세태에 대해 따끔한 경고를 던진다. “…마치 신이나 된 것처럼 착각하고 오래된 유산을 방기하며 진보라는 이름 아래, 도덕, 예술, 가치를 내동댕이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될 것이다.” 그는 “이기적 자유지상주의”인 미국 보수주의 운동과는 다른 “진정한 보수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통합은 학문하는 사람들에게만 절실한 게 아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지식의 단가는 점점 낮아져 지식정보의 유통이 넘쳐나는 시대에 통합과 종합은 더욱 귀중한 가치가 된다. “대답은 분명하다. 종합이다.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 빠져 있기는 하지만 지혜의 빈곤 속에 허덕이고 있다. 따라서 세계는 적절한 정보를 적재적소에서 취합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며 중요한 선택을 지혜롭게 할 수 있는 사람들에 의해 돌아갈 것이다.”

윌슨은 30년 전인 1975년 학계에 반향과 논쟁을 불러일으킨 <사회생물학>이란 책을 펴내어 인간을 생물학과 진화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해석하는 ‘사회생물학’이라는 학문 영역을 개척한 바 있다. 생소한 책 제목인 ‘통섭’(通攝·統攝, consilience)은 그의 제자인 최재천 서울대 교수(생명과학부)가 장대익(과학철학·박사과정)씨와 함께 이 책을 번역하면서 찾아낸 말이다. 그는 옮긴이 서문에서 “내가 원하는 우리말 단어를 참빗으로 이를 잡듯 이른바 ‘서캐훑이’를…1년 넘게 한 끝에 찾은 단어가 통섭”이라며 ‘사물에 널리 통함’과 ‘경계를 넘나듦’이란 통섭의 뜻을 소개했다. 오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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